“피는 물보다 진하잖아요. 우리는 끈끈한 전우애까지 느낍니다.”
지난해부터 호랑이부대로 통하는 해병대 21대대 1중대 2소대장으로 복무 중인 민웅기(24ㆍ학군 56기) 중위 가족과 해병대의 인연은 각별하다. 목포대 육군 ROTC 출신인 민 중위가 해병대 장교에 지원해 받은 첫 보직(호랑이중대 2소대장)이 아버지(민병호ㆍ54)가 31년 전 첫 장교생활을 시작한 보직과 똑같기 때문이다.
남다른 인연은 또 있다. 민 중위의 형 아성(28)씨 역시 고려대 경영대 재학 중 해병대 969기로 입대해 호랑이중대 3소대에서 복무했다. 4가족 중 어머니를 제외한 전원이 빨간 명찰의 박동을 간직한 해병대 출신이자 호랑이중대 전우인 셈이다.
아버지 민씨는 1980년 해군 제2사관학교 4기로 입대하며 직업군인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당시에는 열악한 환경에 힘든 훈련을 견뎌야만 했기에 ‘해병대에 가는 자식은 버리는 자식’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저는 오히려 역경을 견디는 정신력을 동경해 만류하는 부모님을 설득해 입대했었다”고 회상했다. 소대장, 중대장, 항공병과 전과 등을 거치며 10년10개월 동안 해병대에 몸담은 그는 현재 SBS 항공취재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아버지의 해병대 사랑을 보고자란 두 아들 역시 해병대 입대를 숙명으로 여겼다. 민 중위는 학사장교 복무에 그치지 않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직업군인의 길을 택하겠다는 계획이다.
아버지 민씨는 “아들을 통해 과도한 기합을 줄이려는 해병대의 변화 노력을 듣고 있다”며 “민 중위도 대원들의 고충을 이해하되 솔선수범하고 원칙을 준수하는 엄격한 지휘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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