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로기구(IHO)가 26일 모나코에서 18차 총회를 열고 동해 표기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IHO는 이날 총회에서 우리 측의 동해(East Sea) 병기 주장과 일본 측의 일본해(Sea of Japan) 단독 표기 주장을 놓고 논의를 거듭했으나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결국 이 안건에 대한 논의 종결을 선언했다.
2002년과 2007년에 이어 이번 총회에서도 동해 병기 문제가 해결되지 못함에 따라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유일한 해도인 개정판 발간도 불투명해졌다. 한국은 S-23 개정판에 일본해 단독 표기라는 최악의 상황은 막았지만 목표로 했던 동해 병기를 관철시키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1953년 3판을 끝으로 발간이 중단된 S-23 해도에는 현재처럼 일본해 단독 표기가 유지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IHO 78개 회원국 중에 일본해 단독 표기를 지지한 국가는 일본이 유일했기 때문에 앞으로 일본해 단독 표기는 불가능해진 것"이라며 "오히려 여러 회원국들이 동해 병기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전날 일본은 '논란이 있는 지명은 기존 표기를 준용하자'는 안을 제시해 표결을 제안했으나 부결됐다.
정부는 앞으로 동해 병기 표기를 위해 회원국 설득 작업을 계속한 뒤 다음 총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에 부쳐 우리 측 주장이 관철되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2017년 총회에서 S-23 해도의 동해 표기 문제가 다시 다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번 회의에서 상당수 국가들은 S-23 해도를 아예 폐기하자고 주장하며 한일 양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