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으로 현 정권 최고 실세로 꼽히는 이상득(77) 새누리당 의원이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비리 사건에도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발단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마당발 인맥을 갖고 있는 브로커 이동율씨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수첩이다. 이 수첩에는 이씨가 2007~2008년 만난 인물들의 이름과 만난 일시, 장소 등이 기재돼 있으며 여기에 현 정권 유력인사 10여명도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명단에는 이미 이씨와 친분관계가 확인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외에 이상득 의원의 실명도 나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구룡포동문회 간부를 지낸 경력에 비춰 역시 포항 출신인 이 의원과 인연이 닿았을 개연성은 다분하다.
2007~2008년은 브로커 이씨가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를 위해 백방으로 뛰던 때다. 또 대선을 전후한 시기라 이씨가 실제로 이 의원을 만났다면 대선자금 관련 등 여러 가지 민감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첩의 내용을 살펴봤지만 의미있는 사실은 없었고, 파이시티 사건 수사에 도움이 되거나 수사 방향을 바꿀 만한 내용도 기재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이씨의 수첩 내용이 정관계 로비 수사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재경 지검의 한 간부는 "대검 중수부가 박연차 리스트 수사 당시 노건평씨를 구속기소하자 수사가 끝난 것으로 봤지만, 몇 달 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느냐"며 "당시 대검 수사기획관이 현 최재경 중수부장이다. 그의 스타일상 충분히 준비만 되면 머지않아 수사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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