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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해외시장 '무한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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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해외시장 '무한 질주'

입력
2012.04.2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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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에서 매년 1분기는 비수기다. 더구나 지금은 세계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현대차는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세계 주요 완성차 메이커들을 압도하는 실적이다. "경이적인 고속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26일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에 ▦판매 107만여 대 ▦매출액 20조1,649억원 ▦영업이익 2조2,826억원 ▦당기순이익 2조4,51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0.6%, 영업이익은 무려 24.9%나 증가했다. 이날 올 1분기 실적을 내놓은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이 역대 한 분기 최초로 200만대 판매 돌파(216만대) 기록을 세웠지만, 영업 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 상승에 그쳤다.

판매 대수와 매출액은 사상 최대였던 작년 4분기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 이익과 당기 순이익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영업 이익률도 전년 동기보다 1.3%포인트 오른 11.3%로 기록, 수익성 면에서도 사상 최고를 나타냈다. 이는 최고급 세단을 만드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보다 높은 수준이다.

사실 내수는 부진했다. 소비 침체 영향으로 국내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7.1% 감소한 15만4,800대에 그쳤다. 하지만 해외에서 무려 22%가 늘어난 총 91만7,879대를 판매했다. 미국에서 14,7%, 유럽 12.8%, 중국에선 6.8% 늘었다.

주목할 건 유럽의 선전. 재정 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와 긴축 영향으로 올해 유럽 시장에선 고전이 예상됐는데, 오히려 두 자릿수 판매 신장을 거뒀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i30 등 신차 효과와 공격적 마케팅이 주효한 것 같다. 지금 추세라면 연말 목표도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대차 측은 무엇보다 '이제 제값을 받게 된 것'에 고무된 모습이다. 최근 수년 동안 선전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시장에선 '현대차= 싼 값, 할인' 이미지가 남아 있었던 것이 사실. 현대차 관계자는 "영업 이익률이 높아진 건 제 값을 받고 차를 팔았다는 뜻"이라며 "해외 시장에서 제 값 받기 전략을 펼친 것이 결실로 나타나고 있으니 이젠 양적 확대가 아닌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6.7%에 달하는 현대차의 판매 대수 증가율은 세계 1, 2, 3위(지난해 판매 대수 기준)를 다투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2.7%) 폴크스바겐(9.6%) 도요타(14%대)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프랑스 르노와 PSA 푸조-시트로앵이 홈 그라운드 유럽에서의 부진으로 1분기 순익이 각각 8.6%, 7.3% 감소한 것과도 대조를 이룬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현대차가 '부익부'의 선두에 서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최대 고비였던 1분기를 좋은 성적으로 마감한 만큼, 전망도 더욱 밝아졌다. 조철 산업연구원 박사는 "중국 시장의 공장 가동률이 90%에 이르는 등 해외 시장이 고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 현대차의 최대 강점"이라며 "아직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5%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성장 잠재력도 무한하다"고 말했다.

현대차 측은 오히려 낙관론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여러 차례 "경계심을 늦추지 말라"고 독려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이 클 것이란 시각은 변함이 없다"며 "내실과 수익에만 주력할 뿐 시장 점유율을 무리하게 높일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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