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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쭉 뻗은 하이힐 각선미… 붓고… 저리고… 아프고… 다리는 생고생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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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쭉 뻗은 하이힐 각선미… 붓고… 저리고… 아프고… 다리는 생고생 '비명'

입력
2012.04.2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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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은행원, 스튜어디스, 교사…. 많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정작 이런 일을 하는 여성 중엔 남모를 고민을 안고 지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다리 때문이다. 툭 하면 코끼리 다리처럼 굵어진다. 퍼런 핏줄이 드러나 보이면 치마 입기도 난감하다.

이런 증상이 생겼을 때 그저 피곤해서, 무리해서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심하면 피부 색이 변하거나 궤양이 생기거나 중증습진, 하지정맥류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과체중과 하이힐, 다리의 적

#광고회사 그래픽 디자이너 이모씨는 건강검진에서 과체중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았다. 입사 이후 몸무게가 조금씩 느는 것 같긴 했지만, 몇 년 새 15㎏이나 쪘을 줄이야. 마감 핑계로 점심시간에도 자리에 앉아 고칼로리 음식을 자주 먹는 데다 야근하는 날이면 야식까지 챙겼으니…. 설상가상으로 요즘은 다리가 쑤시고 아프기까지 하다.

과체중은 다리 건강에 큰 위험요인이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우선 몸무게를 줄여야 한다. 오랜 시간 앉아 있지 말고 수시로 움직여주고, 어쩔 수 없이 앉아 있어야 할 때는 책상 밑에서라도 발가락을 자주 꼼지락거리고 종아리 근육에 힘을 줘 조이면 도움이 된다. 정체돼 있는 다리 정맥혈이 조금씩이라도 움직이게 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교사 정모씨는 요즘 정장을 고를 때 하의는 바지에만 손이 간다. 아이들과 지내서인지 또래보다 얼굴은 앳돼 보이는데, 유독 종아리는 코끼리 다리처럼 굵다. 일과가 끝날 때쯤이면 그 '코끼리 다리'는 점점 더 무거워진다.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았다는 주변 몇몇 선배 교사들 이야기에 더 걱정이 된다.

다리 건강을 지키려면 혈액순환이 잘 되는 편한 옷을 입고 하이힐은 안 신는 게 좋다. 특히 퇴근시간이 거의 일정한 교사 같은 직업은 편한 신발을 갖고 다니며 출퇴근 길에 걷기 같은 운동을 하는 것도 전문가들이 권하는 방법이다. 의료용 압박스타킹도 도움이 된다.

뜨거운 사우나보다 찬물이 좋아

#승무원 김모씨는 비행기가 이륙한 뒤 몇 시간만 지나면 벌써 다리가 퉁퉁 붓는다. 심할 때는 구두를 신기 힘들 정도라 승객을 웃으며 대하는 것조차 곤혹스럽다. 비행 후마다 잘 한다는 마사지전문점을 찾아 다니며 다리 마사지를 받지만 그때뿐인 것 같다. 이젠 유니폼을 입는 것도 스트레스다.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은 다리를 찬물로 씻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다리가 아프다고 뜨거운 사우나를 찾거나 방바닥을 뜨끈뜨끈하게 데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오히려 다리를 더 붓게 만들 수 있다. 열 때문에 혈관이 이완되면서 더 많은 수분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매일 앉아서 고객과 상담을 하는 은행원 최모씨는 늘 다리가 부어 있는 상태에 쑤시고 아프다. 심지어 밤에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나 깨는 일도 잦다. 다리에 조금씩 구불구불한 혈관이 비치는 것도 신경 쓰인다. 이러다 할머니처럼 혈관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와 다리 모양까지 변할까 겁도 난다.

부모나 조부모, 형제자매 등 가족 중에 정맥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다리 건강에 한층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마른 체형은 다리가 건강해도 혈관이 도드라져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혈관이 특히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으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좋다.

피가 다리로, 다리로

이 여성들이 겪는 증상은 공통적으로 만성정맥부전이다. 정맥이 정상 기능을 제대로 못 하는 상태가 지속됐다는 뜻이다. 피는 심장에서 나와 동맥을 통해 온몸으로 퍼지고 다시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돌아온다. 다리로 뻗어나간 피는 심장으로 돌아갈 때 정맥을 타고 아래에서 위로 이동해야 한다. 중력을 거슬러야 한다는 얘기다. 때문에 다리 정맥에는 곳곳에 밸브 역할을 하는 판막이 있어 피가 역류하지 않고 심장 쪽으로 흐르도록 돕는다.

그런데 체중이 늘어 다리에 압력이 가해지면 다리로 내려간 피가 심장으로 올라오기가 더 어려워진다. 정맥이나 판막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오래 서서 또는 앉아서 일해도 마찬가지로 피가 다리로 점점 몰린다. 이 과정에서 다리 정맥이나 판막이 점점 약해지거나 손상되는 것이다. 과거엔 노화로 정맥이나 판막이 탄력을 잃는 40~50대 중년여성에서 주로 생겼지만, 최근엔 앉거나 서서 오래 일하는 젊은 여성에서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만성정맥부전 치료제인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안티스탁스는 처방 없이 약국에서 바로 살 수 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하루에 한 알씩 6주 이상 꾸준히 먹었는데도 증상이 별로 개선되지 않을 때는 복용을 중단하고 의사와 상담해 다른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 다리 정맥 위험 체크리스트

아래 10가지 질문에 예, 아니오로 답하고, 체크한 답변의 괄호 안 숫자를 모두 더한다.

■활기차게 걷기나 수영, 자전거, 조깅 등을 규칙적으로 하나. 예(15) 아니오(0)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어야 하는 직업을 갖고 있나. 예(0) 아니오(10)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은 뒤 다리 운동을 해주나. 예(10) 아니오(0)

■일상적으로 다리를 찬물로 씻나. 예(0) 아니오(15)

■과체중인가. 예(0) 아니오(15)

■일광욕이나 사우나, 바닥난방 등을 규칙적으로 이용하나. 예(0) 아니오(10)

■꽉 끼는 옷을 입거나 하이힐을 신나. 예(0) 아니오(10)

■저녁에 발목과 발이 부어 신발이 맞지 않고 다리가 무겁나. 예(0) 아니오(15)

■부모나 조부모, 형제자매 등 정맥질환을 갖고 있는 가족이 있나. 예(0) 아니오(15)

■다리에 푸르스름하게 불룩하고 꾸불꾸불한 정맥이 보이나. 예(0) 아니오(20)

총점이 25점 이상이면 당분간 정맥 건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25점 미만이면 정맥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하고, 과체중이라면 몸무게를 줄이도록 한다. 이 체크리스트는 독일정맥학회 자료를 근거로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서 개발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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