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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0.18%P 인하' 카드 수수료 개선안/ 건당 1만원 미만 소액결제 가맹점 수수료는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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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0.18%P 인하' 카드 수수료 개선안/ 건당 1만원 미만 소액결제 가맹점 수수료는 올라

입력
2012.04.2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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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의 핵심은 더 이상 잡음이 없게 공고한 원칙을 세우는 데 있다. 수수료 인하 요구가 제기될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수정해 오면서 신용카드 도입 후 34년간 유지돼 온 ‘업종별 구분’이란 원칙이 누더기가 됐기 때문이다.

원칙이 희미해지자 카드사들은 점점 더 강한 자(대형가맹점)에겐 약하고, 약한 자(중소형가맹점)에겐 강해졌다. 특히 기존 회원 유지를 위한 마케팅(포인트 할인서비스 등)비용과 신규회원 모집비용이 치솟아 2010년 기준 수익의 4분의 1(25.4%)을 넘으면서 그 부담을 힘없는 중소형가맹점에 떠넘기는 정도도 심해졌다.

기존 수수료 책정이 얼마나 주먹구구였는지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신용카드 거래규모가 비슷한 음식점 2곳의 수수료 차이가 최대 1.24%포인트나 나는 반면, 거래규모가 3배 넘게 차이 나는 슈퍼마켓 2곳의 수수료는 같았다. 또 업종은 다르지만 거래규모는 비슷한데도 수수료 차이가 1%포인트 가까이 났으니, 한마디로 “공정성과 합리성의 실종”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26일 공청회에서 내놓은 수수료 개편 방안은 카드사들이 도입을 꺼려하는 ‘원가’를 원칙으로 내세웠다. 업종 불문하고 거래건수와 거래금액 등이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 수수료를 매긴다는 것이다. 마케팅비용은 최소화(0.2%)하거나 없애는 식(거래규모 하위 80%)으로 가맹점의 부담을 줄였다.

덕분에 평균 수수료(가맹점 9,964곳 대상)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효과(2.09%→1.91%)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예전보다 수수료가 하락하는 가맹점 비율도 75.5%에 이른다. 가맹점간 수수료 격차도 0.56%에서 0.14%로 줄었다. 원칙도 세우고, 수수료도 내렸으니 외견상 일석이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각론을 살펴보면 향후 문제의 소지가 될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 우선 건당 평균결제금액별 수수료가 대부분 구간에서 개편 전보다 낮아지지만 유독 1만원 미만에선 0.44%포인트(2.42%→2.86%) 오른다. 슈퍼마켓, 편의점, 소규모 식당, 대형마트 등에서 주로 수수료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건당 100만~200만원 구간의 수수료가 1.21%포인트나 하락하는 것과 대비가 된다.

KDI 등은 이런 문제점에 대해 ▦소액결제 가맹점에 대한 우대수수료 적용 ▦건당 고정비용 인하를 해법으로 제시한다. 근본적으로 현행 카드결제거부 금지(의무수납제도)의 폐지도 거론된다. 전자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면 다행이지만 의무수납제도를 없애는 건 또 다른 논란을 부를 수 있다. 이미 몇 천 원짜리 소액결제에도 카드사용이 일상화한 상황에서 카드 회원들의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형가맹점인 대형마트의 수수료 인상 역시 현실화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카드사 관계자는 “중소가맹점 수수료를 내리는 건 쉽지만 과연 대형가맹점 수수료를 올릴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며 “일부 카드사와만 배타적으로 계약을 맺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창고형마트 코스트코는 현재 삼성카드와 독점계약을 해 0.7%의 낮은 수수료를 혜택을 누리고 있다.

새로운 수수료 책정에서 마케팅비용을 낮춘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수수료 인하엔 동의하지만 카드 회원에게 제공되는 부가서비스 축소 또는 폐지라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수수료 개편방안은 이날 공청회를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연말쯤 적용될 예정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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