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분기와 비교한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작년 4분기의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나 올해 1분기에 반등했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한 성장률은 10분기 만에 최저치에 머물렀다. 작년 4분기를 바닥으로 경기 회복세가 확인되고는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상승 탄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교역조건 악화로 국민들의 소득 증가율은 작년 4분기보다도 더 뒷걸음질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9%를 기록했다. 0.3% 성장하는 데 그쳤던 작년 4분기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진 것이다.
성장률 반등을 이끈 것은 소비와 투자였다. 민간 소비(1.0%)와 정부 소비(3.1%) 모두 호조를 보였고, 특히 작년 4분기 큰 폭의 마이너스(-4.3%)를 기록했던 설비투자는 10.8%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수출(3.4%)은 수입(4.5%)보다 낮은 증가율에 머물며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0.1%포인트)는 거의 미미했다.
반면 전년동기비 성장률은 2%대로 주저 앉았다. 작년 4분기(3.3%)보다 더 떨어진 2.8%로 2009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최저치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장은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반등했다는 점에서 경기 바닥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며 “하지만 전년동기비 성장률이 부진한 걸 감안하면 가파른 경기 회복이라고 볼 순 없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건 국민들의 실질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전분기보다 0.2% 증가하는데 그쳤다는 점이다. 이는 작년 4분기 증가율(0.6%)보다도 더 떨어진 수치.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외형적으론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경기가 조금씩 나아지긴 하겠지만 눈에 띌 정도의 상저하고 흐름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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