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10만㎡(약 3만평)에 조성되는 '파이시티 사업'에 대한 비리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검찰이 하이마트 납품비리 수사를 하는 동안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뇌물수수 단서가 발견됐고, 그의 비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파이시티 사업의 인ㆍ허가와 시공사 선정 등을 둘러싼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최씨와 주변 정권실세들의 뇌물수수와는 별도로, 파이시티 사업 자체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통해 국민적 의혹을 불식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
파이시티 사업에 대한 의혹은 역사도 깊다. 갈수록 의문이 커지는 서울시 인허가 과정의 문제부터 그렇다. 당초 화물터미널로 용도가 지정됐던 부지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었던 2006년 5월 상가 위주 복합개발이 가능토록 시설 변경이 승인됐다. 또 오세훈 전 시장이 재임하던 2008년 8월과 10월 건축심의 과정에서 오피스텔 등 업무시설을 터미널 부대시설로 인정해 준 부분도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최씨의 로비 여부가 이런 대목들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인허가 열쇠를 쥐고 있는 서울시는 일단 검찰의 수사과정을 지켜보겠다면서 과거의 비리 의혹에 대해 나름대로 내부조사를 시작했다. 특히 인허가 과정의 의혹을 캐기 위해 당시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축위원회의 회의록 자료를 검토하며 진행 과정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축계획안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건축법 저촉과 교통 혼잡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는데도 묵살됐다는 주장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법정관리 중이던 시행사 ㈜파인시티 측이 11월에 이미 채권단을 상대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한 대목도 검찰의 별도 수사가 필요한 이유다. 법정관리가 갑자기 파산신청으로 이어지고, 이후 P건설이 단독 입찰해 새로운 시행사로 확정된 과정을 둘러싸고 주변에서 심각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권 실세들의 인허가를 둘러싼 로비 의혹은 당연히 규명돼야 하지만, 초대형 이권 사업을 둘러싼 기업과 권력, 행정당국 간의 유착 의혹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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