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메시 침묵, 바르샤 침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메시 침묵, 바르샤 침몰

입력
2012.04.25 11:22
0 0

리오넬 메시(25ㆍ바르셀로나)가 페널티킥(PK)을 실축하며 체면을 구겼다.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 같은 '전설'과 비교될 정도의 위세를 떨치던 그였지만 '골대 불운'을 극복하지 못했다.

FC 바르셀로나(스페인)는 2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캄프 누에서 열린 2011~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첼시(잉글랜드)와 2-2로 비기며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원정 1차전에서 0-1로 패한 바르셀로나로서는 2차전에서 두 골 차 이상의 승리가 필요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외면했다. 1ㆍ2차전 합계 스코어 2-3으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날 경기는 그라운드 절반에서 펼쳐졌다. 바르셀로나는 일방적인 공세를 펼친 반면 첼시는 페널티 박스 주변에 전원이 포진해 육탄 방어에 나섰다. 전반 34분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선제골이 터지고 3분 후 첼시 주장 존 테리가 퇴장 당할 때까지만 해도 바르셀로나의 압승이 점쳐졌다. 전반 43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추가골마저 터지자 첼시는'패닉'에 빠졌다. 그러나 전반 추가 시간 하미레스의 만회골로 상황은 급변했다.

바르셀로나는 뒤집기를 위한 한 골이 더 필요했다. 팀이 필요한 순간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팬들을 실망시킨 법이 없었다. 홈 팬들로부터 '메시아'로 불리며 신앙에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는 메시다. 그러나 이날 바르셀로나 팬들의 믿음은 무너졌다.

후반 3분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디디에 드로그바의 파울로 PK를 얻어냈다. 당연히 메시가 키커로 나섰다. 하지만 그의 왼발을 떠난 볼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후끈 달아올랐던 캄프 누 관중석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메시가 이 골을 성공시켰다면 바르셀로나의 결승행이 유력해지는 상황이었다. 개인적으로는 UEFA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15골)을 세울 수 있었다.

부담 탓인지 메시는 이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전반에 비해 눈에 띄게 움직임이 둔화됐다.'에이스'가 흔들리자 팀 전체가 허둥댔다. 운마저 따르지 않았다. 후반 37분 메시가 상대 수비 틈새를 비집고 절묘한 왼발 슛을 날렸지만 페트르 체흐 골키퍼의 손을 스친 볼은 골 포스트를 강타했다.

첼시 선수 전원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버텼다. 마음이 급해진 바르셀로나는 허둥대기 시작했다. 어느덧 90분이 지났고 오히려 첼시의 페르난도 토레스가 후반 추가 시간에 동점골을 넣으며 거함 바르셀로나를 침몰시켰다. 정규리그 우승에서 멀어진 바르셀로나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탈락하며 2008년 이후 최악의 시즌을 맞게 됐다.

메시는 올 시즌 55경기에서 63골을 터트렸다. 자신의 역대 최고 기록이다. 그러나 우승 향방이 걸린 최근 3연전에서 침묵했다. 첼시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 이어 22일 숙적 레알 마드리드와의 정규리그 대결(1-2)에서 골을 넣지 못했고 25일에는 탈락의 주범으로 몰렸다.

그러나 주젭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그는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메시 때문이다. 그는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지금은 힘든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지만 축구란 그런 때도 있는 법"이라고 제자를 위로했다.

결승에 진출한 첼시는 레알 마드리드-바이에른 뮌헨(독일)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