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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묻지마 구금' 이긴 팔레스타인 죄수들 '끝장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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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묻지마 구금' 이긴 팔레스타인 죄수들 '끝장 단식'

입력
2012.04.2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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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투쟁이 팔레스타인의 대 이스라엘 저항운동에 새 동력원으로 떠올랐다. 이스라엘 군당국이 불법 구금에 항의해 장기간 옥중 단식을 한 팔레스타인 활동가들을 잇따라 석방하면서부터다.

18일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대대적인 환영 행사가 열렸다. 이스라엘 군시설에 수감됐다 풀려난 카데르 아드난(33ㆍ사진)의 무사 귀환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제빵사였던 그는 지난해 12월 팔레스타인 북부 제닌에서 영문도 모른 채 이스라엘군에 끌려가 감옥에 갇혔다. 기소나 재판 같은 법적 절차는 없었다. 인권유린에 반발한 아드난은 곧 단식으로 저항했다. 죽음을 불사한 투쟁이 66일 동안 이어지자 이스라엘 당국은 결국 손을 들었다.

1일엔 하나 샬라비(30)라는 팔레스타인 여성이 43일간의 항의 단식 끝에 가자지구로 추방됐다. 워싱턴포스트는 "팔레스타인 죄수들의 단식투쟁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최근엔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국제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이스라엘의 불법적 교정 관행을 폭로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라고 24일 전했다.

이스라엘은 아드난과 샬라비에게 '행정구금'이라는 규정을 적용했다. 행정구금은 이스라엘 안보에 위협이 되는 인물은 누구나 기소나 변론 절차 없이 붙잡아 둘 수 있게 한 군사명령이다.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통해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무력 점령한 이후 유지해온 대표적 악습이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브첼렘에 따르면 현재 행정구금이란 이름으로 수감된 팔레스타인인은 320명에 달한다.

이스라엘도 행정구금이 정상적인 사법제도의 틀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국제적 이슈로 비화할까 두려워 아드난을 서둘러 풀어준 것이다.

트위터 등에는 아드난의 단식투쟁을 81년 바비 샌즈 사건에 비유하며 그를 지지하는 글로 넘쳐났다. 바비 샌즈는 북아일랜드의 준군사조직인 아일랜드공화군(IRA)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수감돼 66일간 음식물 투여를 거부하다 사망했고, 이 사건은 영국 정부의 비인도적 처사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스라엘 군당국자는 "아드난과 샬라비는 무장조직 이슬람지하드와 관련된 혐의로 구금된 것"이라며 "모든 죄수가 단식투쟁으로 석방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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