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상득 의원의 전 보좌관 박배수(47ㆍ구속기소)씨가 은행 대출 청탁 대가로 수억원을 챙긴 혐의가 추가로 포착돼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 의원 연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5일 검찰에 소환되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 현 정권 실세 인사들의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이뤄지는 형국이다.
울산지검 특수부(부장 김관정)는 박씨에게 경남은행에 대출 압력을 행사해 달라며 수억원대의 금품을 건넨 혐의로 사업가 강모씨와 공범 2,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지난주 발부 받아 신병 확보에 나섰다. 강씨는 실제로 경남은행으로부터 2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검찰은 강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박씨와 대질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박씨는 이국철 SLS그룹 회장과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 등으로부터 각종 로비 명목으로 10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박씨가 의원 보좌관 신분에 혼자 힘으로 제1금융권인 경남은행에서 거액의 대출을 일으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보고, 이 의원 등과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에 대출거래 자료를 요청하고 사건 관련자들의 금융계좌를 광범위하게 추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도주 중인 강씨의 신병이 확보돼야 대출 커미션, 청탁 대가의 정확한 액수와 전달방법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이 사건과 관련해 이 의원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수사가 총선을 전후해 주춤해졌던 이른바 '형님 게이트' 수사의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대검 중수부 산하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은 박씨의 금품수수 혐의 수사 과정에서 이 의원의 여비서 임모(44)씨 계좌에 2009년 9월부터 2011년 11월 사이에 괴자금 7억원이 입금된 사실을 파악하고 그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 합수단은 또 이 의원이 프라임저축은행으로부터 퇴출 저지 로비 명목으로 4억원을 수수했다는 첩보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