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 조별리그 조 추첨에서 기분 좋은 결과를 얻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24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런던 뉴웸블리경기장에서 열린 조 추첨에서 멕시코, 가봉, 스위스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7월 26일 밤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홈 구장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리는 멕시코와의 첫 경기에서 메달 도전의 첫 걸음을 뗀다.
전반적으로 '홍명보호'에 행운이 따른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밖에 없는 추첨 결과다. 물론 대륙별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선 진출권을 따낸 만큼 어느 팀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경우에 가깝다. 일단 톱 시드 4개 팀 가운데 가장 부담이 적은 멕시코를 만난 것에 의미가 있다. 개최국인 영국은 안방에서 '축구 종가'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의 4개 자치정부를 한데 아우르는 '총동원령'을 선포한 상태다. 브라질은 영원한 우승 후보, 유럽 챔피언 스페인은 현재 세계 축구의 대세다. 이들을 피하고 멕시코를 만난 것은 행운이라고 하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멕시코는 홍 감독이 이미 직접 전력을 파악한 상대다. 홍 감독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열린 북중미 지역 예선을 직접 관전했다.
스위스는 지난해 유럽에서 열린 21세 이하 선수권에서 스페인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가봉은 아프리카 축구의 변방에 머물렀지만 지역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한 점을 주목할 만 하다. 1996 애틀랜타 대회에서 나이지리아,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카메룬이 금메달을 따내는 등 아프리카 축구는 올림픽에서 유독 강하다.
홍 감독은 조 편성 결과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나라의 이미지보다는 실제 각 팀이 어떤 전력을 갖췄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세 팀 모두 경계의 대상"이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멕시코는 북중미 예선을 통해 확인한 결과 선수들의 개인 기술 수준이 높고 전술적인 움직임이 좋았다.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 상대라고 생각한다. 가봉은 아프리카 지역 1위라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올림픽 본선에서 격돌할 상대가 정해진 만큼 향후 본격적인 메달 획득 준비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상대방의 전력 분석과 함께 한국과 일본, 유럽에서 활약하는 우리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친선 경기도 요청한 만큼 곧 상대가 결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다. 메달보다는 일단 조별리그 준비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은 스페인, 온두라스, 모로코와 함께 D조에 속했고 A조의 영국은 세네갈, 아랍에미리트, 우루과이를 상대한다. C조의 브라질은 이집트, 벨라루스, 뉴질랜드와 같은 조에 편성됐다. 각 조 1,2위팀이 8강에 진출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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