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경찰이 스토커 신고를 묵살, 피해자 2명이 스토커에 피살되는 ‘일본판 수원서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경찰관 34명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다.
2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6일 나가사키(長崎)현에서 야마시타 미토코(56)와 어머니(77)가 딸(23)의 옛 애인 쓰쓰이 고타(筒井鄕太ㆍ27)에게 살해됐다. 사건 발생 전 야마시타는 딸에 대한 쓰쓰이의 스토커 행위를 막아달라며 지바(千葉)와 미에(三重), 나가사키(長崎) 등 3개 현 관할 경찰서에 신고했지만, 단 한 곳도 수사에 나서지 않았다. 이 중 지바현의 나라시노(習志野)서는 스토커 피해를 담당하는 직원 9명이 사건을 접수받고도 묵살한 채 2박3일 동안 홋카이도 단체 여행을 떠났다. 이들이 여행에서 돌아온 뒤 일주일만에 피해자가 살해됐다. 사건 발생 직후 이들은 단체여행 사실을 숨겨 은폐 의혹을 샀다. 언론에 사실이 알려진 뒤에는 “여행과 살인사건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23일 “담당 경찰이 여행을 떠나지 않고 스토커를 격리 조치했다면 살인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담당 경찰을 비롯, 지바현 경찰 본부장 등 34명을 무더기 징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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