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위대가 미국 자치령 북마리아나제도 티니안섬에 이어 필리핀의 기지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미군과 공동 사용한다는 조건이지만, 자위대의 태평양 진출은 이 일대 패권을 노리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에 따르면 자위대와 미 해병대는 주일미군 재편 계획의 일환으로 필리핀의 훈련시설을 공동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후보지로는 남중국해 팔라완섬의 필리핀 해군기지나 공군기지가 유력하며, 루손섬도 거론되고 있다. 훈련시설 정비 비용 일부는 일본이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오키나와에 주둔중인 해병대 분산배치의 방안으로 하와이, 괌, 호주의 다윈 등에 순회 배치를 검토중이며, 필리핀 섬들도 배치지역으로 꼽힌다. 미국은 이중 필리핀 기지를 일본 자위대와 공동 사용하도록 해 이 일대 해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태평양 일대에서의 미일동맹 강화 의미다. 미국과 일본은 앞서 북마리아나제도 티니안섬 미군기지도 자위대와 공동 사용키로 합의했다.
자위대의 태평양 진출은 중국을 겨냥한 측면이 강하다. 산케이신문은 “미일이 필리핀 훈련시설 공동사용을 검토하는 것은 중국의 공격에 반격하는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 일대에 미일 군사력을 강화해 중국을 견제한다는 전략도 깔려있다. 팔라완섬에는 16일부터 미국, 필리핀의 정기 합동군사훈련이 진행중이며, 태평양 일대 지진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일본도 훈련에 처음 참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필리핀 기지 공동사용이 합의되면 미국과 필리핀의 공동훈련에 일본도 참가할 수 있는 확실한 명분이 생긴다”며 “센카쿠 열도 분쟁에 이어 중국과의 또 다른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