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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왕리쥔, 사형은 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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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왕리쥔, 사형은 면할 듯

입력
2012.04.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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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치판의 맞수 보시라이(薄希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와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서기의 운명이 갈리고 있다. 상하이방(上海幇)-태자당(太子黨) 연합세력의 얼굴인 보 전 서기는 달포 전만 해도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제는 당 중앙정치국 위원에서 낙마한 데 이어 사법적 처분도 임박한 처지다. 반면 보 전 서기의 그늘에 가려 절치부심하던 공산주의청년단파의 왕 서기는 가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가는 표까지 거머쥘 기세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중앙 지도부 관계자가 조만간 보 전 서기 사건의 결론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SCMP는 당 관계자가 지난주 광둥(廣東)성 선전의 영빈관에서 국영 기업 임원들에게 “보 전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사건의 주범이고 보 전 서기는 종범”이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앙 지도부가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의 살해를 지시한 혐의로 구카이라이를 엄격하게 처리하고, 보 전 서기는 당 기율을 어긴 것에 대해서만 처벌하는 수준으로 사건을 봉합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SCMP는 이 관계자가 “중앙 지도부는 제18차 당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사건을 빨리 매듭짓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보 전 서기는 극형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신문의 전망이다. SCMP는 당 중앙 관계자가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에 대해선 “조국을 버리고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사실은 사형에 처할 수 있는 사안이나 보 전 서기 사건 조사에 협조한 점이 감안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보 전 서기의 운명이 초읽기에 들어간 데 비해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놓고 보 전 서기와 경쟁해온 왕양 서기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왕 서기는 주민 시위를 초래한 우칸(烏坎)촌의 간부들을 모두 당에서 축출하고 불법으로 챙긴 돈도 환수하는 조치를 취했다. 신화통신은 23일 쩡칭룽(曾慶榮) 광둥성 감찰청 부청장이 쉐창(薛昌) 전 우칸촌 서기와 천순이(陳舜意) 전 우칸촌 주임의 당원 자격을 박탈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우칸촌의 다른 간부 6명과 부정행위를 공모한 향(鄕)과 진(鎭)의 간부 12명도 함께 처벌됐다고 전했다. 우칸촌 주민들은 촌 간부들이 마을 토지를 개발업자에게 헐값에 넘기자 지난해 9월부터 격렬한 시위를 했다. 중국에선 토지수용 문제를 둘러싼 집단 분규가 빈번하지만 통상 공권력에 의해 묵살되곤 했다. 그러나 왕 서기와 광둥성 정부는 우칸촌 주민의 손을 들어주고 농지의 반환과 시위 주도자 석방을 결정, 큰 관심을 모았다.

왕 서기는 우칸촌 간부에 엄격한 처벌을 내리며, 소문이긴 하나 살인, 불륜, 역적 모의, 뇌물 수수, 직권 남용, 해외 재산 도피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보 전 서기와 극명한 대조를 보여주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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