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트렁크에 개를 묶고 고속도로를 달린 일명 '악마 에쿠스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3일 "차에 개를 매달고 달리는 사진 속 차량의 차주 신원을 확인했으며 동물학대 혐의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21일 중고차 사이트 '보배드림' 게시판에 "서울 한남대교 방향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목격했다"는 설명과 함께 에쿠스 차량 트렁크에 개가 묶인 채 도로 바닥에 끌려가는 사진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이 글을 올린 네티즌은 "에쿠스 타시는 거 보니 배울 만큼 배웠던지 못 배워도 돈은 좀 버신 분 같은데 트렁크에 강아지의 목줄을 매달아 경부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리더라"며 "강아지의 내장이 다 터져서 고속도로에 피가 질질 묻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인터넷 상에서 잔혹한 동물학대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동물사랑실천협회는 22일 "'운전자를 찾아 고발하겠다"며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여 하루 동안에만 1만여 명이 참여했다.
이런 와중에 사건 당사자의 지인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해명 글을 올렸지만 오히려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그는 이 글에는 "개를 차 안에 태우자니 차가 더러워질까 봐 트렁크에 실었다. 산소 부족이 염려돼 트렁크를 열어놓고 달렸는데 속도가 붙으면서 개가 바깥으로 떨어졌다"며 "에쿠스 운전자도 상심하고 있다. 고의는 아니라고 본다"고 썼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해명 글이 더 가관"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가수 이효리, 장우혁, 린 등 많은 연예인들이 트위터 등을 통해 에쿠스 운전자 비난 대열에 동참했다.
경찰 관계자는 "개 등 동물을 고의로 다치게 하는 것은 동물보호법 상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라며 "소환조사를 위해 차주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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