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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어린이 위한 11번째 멜로디 잔치 여는 박선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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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어린이 위한 11번째 멜로디 잔치 여는 박선영씨

입력
2012.04.2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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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고 낡은 주택이 즐비한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서는 두 달에 한 번 꼴로'멜로디 잔치'가 벌어진다. 티베트인을 돕는 단체 '록빠'가 운영하는 동네 카페 '사직동 그 가게'에서 열리는 이색 잔치다. 먹고 마시기만 하는 여느 동네 잔치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참석자들이 자발적으로 공연과 바자회, 경매 등을 열어 수익금을 인도 다람살라에 사는 티베트 난민들에게 전달한다. 말이 잔치이지 자선 행사 성격이 짙다.

다음달 6일 오후 1시에 열리는 열한 번째 멜로디 잔치를 준비 중인 카페 매니저 박선영(32)씨는 23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직동과 다람살라를 잇는 글로벌 동네 잔치"라고 소개했다.

"처음엔 록빠 회원들이 친구들을 꼬드겨 카페에서 노래 부르고 먹거리를 나눠 먹는 친목 모임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국내에서 티베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덩달아 록빠가 입 소문을 타면서 티베트 문화 행사로 자리잡게 된 거죠."

2010년 4월 한국인들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록빠는 멜로디 잔치를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100여명의 회원 모두 티베트를 다녀온 여행자들로 구성됐다. "록빠(Rogpa)는 '돕는 이', '친구'라는 뜻의 티베트어에요. 티베트 임시정부가 있는 다람살라를 다녀온 여행자들이 의기투합해 난민을 돕는 단체를 만든 거죠. 스무 명이 푼푼이 돈을 모아 록빠의 한국 지부 격인 '사직동 그 가게'를 열고 그곳을 무대 삼아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씨의 설명이다.

회원 몇이 모여 시작한 잔치는 회를 거듭할 수록 규모가 커져 이제는 매회 일반인 포함해 200여명 정도가 참여하는 대형 행사가 됐다. 박씨는 "티베트 전통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게 한 편에선 티베트 난민들이 만든 수공예품, 티베트 음식과 전통차 차이 등을 팔고, 가게 앞 공터에서는 인디 밴드의 공연과 막걸리 파티가 열린다"고 했다. "잔칫날에는 다람살라인지, 사직동인지 구분이 안 갈 만큼 독특한 장면을 볼 수 있다"고도 했다.

여행자들이 출자하고 봉사자만으로 운영하는 '사직동 그 가게'와 마찬가지로 멜로디 잔치 역시 자원봉사자와 재능기부만으로 꾸려진다. "온라인 홈페이지와 SNS 외에는 특별히 홍보를 하지도 않는데도 많은 분들이 찾아옵니다. 한국에 사는 티베트인들은 물론이고 이들을 돕고 싶어 지방에서 오는 분들, 티베트 사람들을 위해 써달라며 아끼는 살림살이를 내오는 동네주민들이 마치 오랜 이웃처럼 한데 어울리는걸 보면 저도 모르게 뭉클해져요."

'사직동 그 가게' 앞에서 열리는 열한 번 째 '멜로디 잔치'는 인디 밴드 자선공연과 먹거리 시장, 아무나 아무거나 장터, 나눔 경매, 록빠 사진전 등으로 꾸려진다. 잔치 수익금은 전액 티베트 어린이를 위한 움직이는 도서관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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