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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실패 내각 총사퇴… 네덜란드, 신용강등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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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실패 내각 총사퇴… 네덜란드, 신용강등 위기

입력
2012.04.2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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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에 허덕이는 네덜란드가 유로존 위기의 새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가 유로존 17개국 중 4개국 뿐인 최상위 신용등급 AAA 국가란 점에서 유로존 내 불안감이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외신들은 22일 네덜란드의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세 당이 최근 150억 유로(22조 5,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삭감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이 기독교민주당과 자유당에 예산안 삭감 동의를 구했으나, 자유당은 부가세 인상과 공무원 임금동결, 보건예산 삭감 등이 포함된 삭감안을 끝내 거부했다.

네덜란드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하로 낮추도록 한 유럽연합(EU)의 조치 이행을 위해서는 예산안 삭감이 불가피하다. 높은 가계부채 비율과 부동산 경기침체로 네덜란드는 최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249%에 달하는 가구당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최근 경제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는 스페인의 124% 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유로존 최고 수준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독일, 룩셈부르크, 핀란드와 함께 유로존 최상위 신용등급을 자랑하던 네덜란드가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리스 위기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경제 위기로 국채 이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신용등급 강등설까지 나돌고 있다"며 "네덜란드마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은 최악의 소식"이라고 했다.

뤼테 총리는 합의 실패에 책임을 지고 23일 베아트릭스 여왕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내각 총사퇴 뜻을 전했다. 하원 150석 가운데 과반이 간신히 넘는 76석을 차지하며 2010년 10월 출범한 연정은 총리 사임과 조기총선을 전제로 긴축예산안을 통과시킨 후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언론은 "여왕이 사직서 수리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연정 해체는 불가피하고 조만간 여야 합의로 하원 해산과 과도 내각 인선, 조기 총선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총선 시점은 여름 휴가철이 끝나는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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