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이 예상대로 프랑수아 올랑드(사회당) 후보와 니콜라 사르코지(대중운동연합) 대통령의 양자대결로 압축됐다. 그러나 두 후보의 득표율 합계가 55%에 그쳐 남은 45% 유권자의 선택이 2차투표의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특히 예상 밖 선전을 펼친 3위 마린 르펜(국민전선), 중도파로 분류되는 5위 프랑수아 바이루(민주운동당)의 지지표가 어느 후보에게로 쏠릴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프랑스 내무부 개표 집계에 따르면 올랑드는 전날 실시된 대선 1차투표에서 28.63%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사르코지는 27.18%로 2위에 그쳤으나 5월 6일 치러지는 2차투표에 진출했다. 1958년 제5공화국 출범 이후 재선을 노리는 현직 대통령이 1차투표에서 패한 것은 처음이다. 르펜은 17.90%의 지지율을 획득, 아버지 장 마리 르펜이 2002년 대선에서 얻은 지지율(16.86%)을 넘어서며 프랑스 역사상 극우파 후보로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4위는 공산당과 좌파전선의 공동후보 장 뤽 멜랑숑(11.11%)이, 5위는 9.13%의 중도파 바이루가 차지했다.
선거 직후 멜랑숑이 올랑드 지지를 선언하면서 올랑드는 일단 40% 가까운 지지율을 확보한 상태다. 최대 변수는 르펜과 바이루를 지지한 26%의 향배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실시된 350차례의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단 한번도 1위를 뺏기지 않은 올랑드의 무난한 승리를 점친다.
로이터통신은 사르코지가 2차투표에서 승리하려면 르펜 지지표 4분의 3, 바이루 지지표 3분의 2 이상을 끌고 와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르펜 지지층의 48~60%, 바이루 지지층의 절반 정도만이 사르코지를 지지할 것으로 나타나 현재대로라면 올랑드가 2차투표에서 53~56%를 득표해 제24대 대통령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사르코지의 패배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특히 사르코지로서는 르펜의 선전이 고무적이다. 우파 지지 여론이 예상보다 두텁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사르코지 등 범우파 후보 3명의 득표율 합계(46.89%)가 올랑드 등 범좌파 후보 6명의 득표율 합계(44.01%)를 근소하게 앞선 점에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엄격한 선거법 규정에 따라 후보 10명에게 고루 시선이 분산됐던 1차투표와 달리 두 후보가 집중 조명을 받는 2차투표 선거운동 기간에는 돌발변수에 따라 양상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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