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를 옥션을 통해 살 수 있다'는 입소문과 함께 화제를 모았던 옥션- 더클래스 효성(벤츠 딜러사)- 씨티카드의 '삼각 제휴 마케팅'이 23일 갑자기 종료됐습니다. 행사를 시작(9일)한 지 2주 만에 옥션이 관련 배너(사진)와 링크를 없앴는데요. 옥션 관계자는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십 여 통씩 오고 해서 좋은 성과가 날 것으로 봤는데 효성 측에서 그만 두겠다고 전해왔다"며 아쉬워했습니다.
효과가 나쁘지 않는데도 행사가 끝난 것은 벤츠를 수입하는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MBK)의 반대 때문이었습니다. MBK 관계자는 "벤츠라는 상표와 제품을 가지고 마케팅을 진행할 때는 MBK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효성 측이 단독으로 결정했다"며 "오픈마켓을 통한 판촉은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브랜드 전략과도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홈쇼핑 판매를 시도한 수입차들은 몇몇 있었습니다. 그러나 차는 많이 팔 지도 못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만 떨어지고 말았지요. MBK도 이번 마케팅이 자칫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 지 모른다는 걱정을 했다는 것인데요.
더 클래스 효성 관계자는 "행사 전 미리 MBK측에 알렸고 처음 하는 행사라 승인 받아야 하는 줄 몰랐다"며 "고객 관리가 까다로운 씨티카드 고객에 대해서만 혜택을 주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홈쇼핑과는 다르다"고 해명 했습니다.
하지만 MBK가 반발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딜러 다 잡기'란 것이지요. 사실 MBK는 국내 11개 벤츠 딜러사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효성과는 지난해부터 새 차 배정, 전시장 오픈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는데요. 그러다 보니 토마스 우르바흐 MBK 새 대표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딜러사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독자 행동에 나설 경우 불이익을 받게 할 수 있다"고 경고성 멘트를 날린 것도 효성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많이 팔아야 하는 딜러와, 브랜드가치를 높여야 하는 수입사 사이에는 언제나 미묘한 긴장이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콧대 높기로 유명한 벤츠이다보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픈마켓에까지 나오게 되었다는 것 또한 벤츠의 현실 아닐까요.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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