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중국인의 마음을 잘 사로 잡을까. 23일 미디어 행사를 시작으로 막을 연 12회 베이징모터쇼(오토차이나 2012)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국과 중국인을 향한 각 나라 자동차 회사들의 구애의 현장이나 다름 없다.
'혁신을 통한 도약'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모델)만 120종에 이른다. 베이징모터쇼는 몇 년 전만해도 '변방' 행사였지만, 이젠 참여업체, 출시 차량의 종류와 수준 등을 볼 때 디트로이트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에 견줄 만한 세계 최정상급 모터쇼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특히 세계적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만을 위한 차량을 내놓는 이례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3대 명차로 꼽히는 영국 벤틀리는 엘리자베스 여왕 즉위 60주년을 기념해 특별 제작한 '뮬산 다이아몬드 쥬빌레'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여왕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은 차를 중국인들에게 첫 선을 보임으로써 행사 전체의 이미지를 높여주면서, 중국인의 안목을 높이 평가한다는 추파를 던진 것이다.
현대차의 '신형 중국형 위에둥(아반떼)', BMW의 '뉴 3시리즈 롱 휠 베이스' 등 큰 차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춰 다른 지역에서 팔리는 모델보다 크기를 더 키운 차들도 여럿 선보였다.
럭셔리 스포츠카의 대명사 람보르기니는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카 '우루스(URUS)'를, 럭셔리 SUV '카이엔'으로 성공을 거둔 포르쉐는 새로운 '카이엔 GTS'를 내놓았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르노삼성이 만드는 '올 뉴 SM7'은 '탈리스만(TALISMAN)'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 첫 발을 내딛고, 쌍용차는 최고급 세단인 '체어맨 W2.8'을 내놓았다.
차뿐만 아니라 기술과 첨단 소재 '선물' 공세도 펼쳐졌다. 일본 혼다는 모터쇼에 맞춰 그 동안 잘 공개하지 않았던 하이브리드카 관련 기술을 중국 회사와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화학ㆍ제약 그룹 바이엘은 중국 자동차 회사 '그레이트 월'과 손잡고 유리 대신 무게가 절반 이하인 첨단 폴리카보네이트를 써서 만든 중국 자체 브랜드 사상 첫 콘셉트카 '하발(Haval) E'를 만들어 선보였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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