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반환되는 서울 용산미군기지가 남산과 한강을 잇는 생태문화 공원으로 거듭난다.
국토해양부는 23일 국내 최초의 국가공원인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 결과 ‘West 8+이로재 컨소시엄’의 ‘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Healing-The Future Park)’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West 8’은 세계적인 조경가 아드리안 구즈가 소속된 네덜란드 회사이고, ‘이로재’는 건축가 승효상씨 등이 있는 한국 회사이다.
이번 당선작은 한국의 대표적인 국토 경관인 산, 골, 연못 등을 이용해 ‘자연과 역사, 문화를 치유하는 공원’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현했다. 또 남산과 용산공원, 한강을 잇는 생태축을 구축하는 한편, 공원 내 오작교라는 다리를 통해 공원과 주변도시를 효과적으로 연결했다.
심사위원장인 스위스 취리히공대 크리스토프 지로 교수(조경학과)는 “산의 지형을 개선해 남산에서 한강까지 이어지는 남북 축을 재구축하는 등 전통적인 자연관을 존중하고 생태, 조명, 소셜미디어 등 혁신적인 기술에 기반을 둬 자연에 대한 새로운 문법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용산공원은 사상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국립공원과 달리 국가적으로 문화ㆍ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을 복원해 공원으로 만드는 첫 사례라 관심이 높다. 당선작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을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기본 설계를 시작하며, 2017년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간다.
용산공원은 남산 아래쪽 미군기지 메인포스트와 사우스포스트 일대 242만6,866㎡에 조성된다. 여의도(290만㎡) 면적에 육박하는 크기다. 남산과 한강을 잇는 생태축공원, 문화유산공원, 관문공원, 세계문화공원, 놀이공원, 생산공원 등 여섯 구역으로 구성된다. 미군기지가 자리잡으면서 훼손됐던 남산 능선이 복원되며 지형도 최대한 원형에 맞게 복구된다. 이 능선은 장기적으로 남산과 한강을 잇는 녹지축 역할을 한다.
용산공원정비구역에는 공원 외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평택 미군기지를 건설해주는 대가로 개발권을 획득한 복합시설조성지구(캠프킴ㆍ유엔사ㆍ수송부 등 18만㎡)도 들어선다. 미군부대 이전재원(3조4,000억원) 마련을 위해 용적률이 최대 800%까지 허용되는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돼 50층 높이의 주거ㆍ업무ㆍ문화ㆍ상업 기능을 혼합한 복합건물이 들어설 전망이다.
국토부는 용산공원 부지의 환경치유기간 확보와 재원 마련 등의 여건을 감안해 2017년부터 2027년까지 3단계로 개발할 방침이다. 용산공원 조성사업에만 총 1조2,000억원(공사비 8,840억원, 토양정화비 1,030억원 등)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사업비는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분담비율을 결정하고, 부족한 재원은 민간투자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남산~용산공원~한강의 단절된 남북 녹지축과 하천ㆍ습지ㆍ호수 등을 복원해 ‘도심속 허파’ 역할을 하도록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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