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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 몰린 中 상하이방·태자당/ '장쩌민 카드'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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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 몰린 中 상하이방·태자당/ '장쩌민 카드' 꺼내나

입력
2012.04.2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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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江澤民ㆍ86) 전 중국 국가주석이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사실이 공개됐다. 자신의 사망설이 유포돼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장 전 주석이 거주지 상하이(上海)를 떠나 베이징(北京)에서 세계적 기업인을 만난 것은 이례적이다.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의 낙마로 수세에 처한 상하이방(上海幇)-태자당 연합세력이 장 전 주석을 내세워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공산주의청년단파를 반격하는 신호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장 전 주석이 17일 슐츠를 만났다고 20일 보도했다. 스타벅스 측이 확인을 거부하고 중국 외교부도 "관련 정보가 없다"고 했지만 양측 다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회동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와 관련, 홍콩의 밍징(明鏡)신문망은 22일 "식물인간 설까지 돌던 장 전 주석이 돌연 베이징에 나타나 외부인을 접견했다는 것은 장 전 주석이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보 전 서기 사건의 한 복판에 그가 등장한 것은 정국을 안정시키면서 제18차 중국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 "장 전 주석이 수출용 상품을 내수용으로 돌리는 방법을 썼다"며 "그가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각 정파의 대립을 조정한 덩샤오핑(鄧小平)과 같은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낙마설이 돌던 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법위 서기의 동정이 연일 보도되는 것도 상하이방-태자당 연합 세력의 저항과 관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CCTV와 신화통신 등은 22일 저우 서기가 18∼20일 후베이(湖北) 지역을 시찰했다고 밝혔다. 후베이성은 충칭시와 붙어있는 지역이다. 보 전 서기 사건 폭로에 앞장서온 보쉰(博迅)신문망이 21일 공격을 당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미국에 서버를 둔 반체제 사이트 보쉰은 이날 웹호스팅 서버가 사이버 공격을 당해 새로운 서버로 옮기게 됐다고 밝혔다. 보쉰은 저우 서기가 지난달 "유언비어를 유포하거나 국가와 당의 기밀을 누설하는 해외 인터넷 매체는 매입하거나 마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저우 서기 측을 겨냥했다.

한편 일본 산케이신문은 이날 당 중앙기율위원회가 지난해 여름 이미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후 주석 측이 보 전 서기의 비리를 캐내기 위해 헤이우드를 조사했고 이를 안 보 전 서기가 폭로를 우려해 그를 죽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홍콩의 야저우(亞洲)주간은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닐 헤이우드의 타살에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연루됐다고 보고하자 보 전 서기가 왕 전 국장의 뺨을 때린 뒤 "넌 개야!" 라고 욕설을 퍼부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왕 전 국장의 망명 시도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보도했다. WSJ는 왕리쥔이 2월 청두(成都)의 미국 영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시도한 사실이, 그가 영사관에 있거나 망명 사건이 끝난 직후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됐는데 이는 미국이 사건을 중요 사안으로 판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왕리쥔의 망명 수용에서부터 중국에 넘기는 방안까지 다양하게 논의했다고 미국측 관계자들은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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