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 '동심초', '못잊어' 등을 작곡한 원로 작곡가 요석 김성태 서울대 명예교수가 21일 새벽 1시 51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102세.
고인은 1930년대 동요집 '새야 새야 파랑새야'로 데뷔해 '한송이 흰 백합화', '산유화', '이별의 노래' 등 한국인의 정서를 담은 가곡을 100곡 가까이 작곡했다. '즐거운 우리집', '즐거운 봄' 같은 동요와 교성곡, 관현악곡, 실내악곡도 여럿 남겼다.
35년 연희전문학교 상과를 졸업한 고인은 일본 도쿄 고등음악학원에서 음악을 공부했다. 46년 서울대 예술대학 음악부를 창설했으며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이사, 예음문화재단 회장,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등을 지냈다. 문화훈장 모란장, 국민훈장 동백장, 3ㆍ1문화상, 5ㆍ16민족상 등을 받았다.
유족들은 고인을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늘 청춘이었다"고 회고했다. 장남인 김기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22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버지는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찬송가를 작곡하고 싶어 했을 만큼 음악을 평생 벗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또 "아버지는 젊은 시절에 축구 선수로 활동하는 등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성품이셨다"고도 했다.
손자인 김민성(23ㆍ대학생)씨도 "어린 시절 할아버지 댁에 가면 늘 작곡을 하고 계셨다"며 "그 때 할아버지가 여든이 넘은 나이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놀랍고 존경스럽다"고 했다. 2009년엔 제자들이 당시 고인의 100번째 생일을 맞아 '요석 김성태 박사 음악 80년-비바람 속에'라는 제목의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유족은 김기호 교수와 김기순 이화여대 음대 명예교수 등 2남 4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5일 오전 8시. (02)3010-2230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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