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앞두고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경찰간부 인사 개입, 국회의원들의 인사청탁 등을 폭로한 조현오 경찰청장이 이번에는 '퇴임 만찬'을 놓고 청와대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사정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는 30일 퇴임하는 조 청장은 당초 지난 20일 경찰청 계장(경정급) 이상 간부직원들과 퇴임 만찬을 하려고 했다. 계장 이상 간부는 180~190명으로, 경찰청 측은 서울시내 한 식당에 예약까지 마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안 청와대는 조 청장 측에 "수원 20대 여성 살인 사건 부실대응으로 대국민사과까지 하고 물러나는데다, 경찰의 유흥업소 금품수수 의혹 등 비리가 줄줄이 터지고 있는 마당에 경찰 수뇌부가 대규모 만찬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청와대 일각에서는 '도대체 조 청장이 제 정신인지 모르겠다'는 과격한 반응도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청 측은 청와대의 이런 입장을 전해 듣고 조율을 거치느라 만찬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의 한 간부는 "청장이 퇴임을 앞두고 함께 일했던 직원들과 식사자리를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관례"라며 "만찬을 30일로 연기했다가 퇴임식이 그 날로 잡히는 바람에 다시 23일로 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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