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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배양마을 물탱크에 독극물 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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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배양마을 물탱크에 독극물 살포

입력
2012.04.22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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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마을 상수도 물탱크에 제초제 등 농약이 투입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준 충남 홍성군 금마면 죽림리 배양마을 일부 주민들이 복통과 어지러움 등을 호소하고 있다. 충남도와 경찰은 15일 전쯤 농약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주민들 사이에 올해 들어 상수도 요금을 둘러싸고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 불만을 가진 주민에 의해 사건이 저질러졌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이다.

충남도와 홍성경찰서는 21, 22일 배양마을 주민 203명에 대해 농약성분 인체 흡수 여부 등에 대한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검진 결과 일부 주민들은 가려움과 두통, 어지러움증 등을 호소했지만 심각한 농약중독에 따른 피해의 위험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모두 귀가했다.

경찰은 일부 주민들로부터"지난 5일쯤 농약 흡수 때와 유사한 증상으로 병원을 다녀왔다"는 진술을 확보, 최소한 15일 전에 물탱크에 농약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충남도는 주민등록상 거주자 250명 가운데 아직 검진을 받지 않은 사람과 마을을 다녀간 사람들에 대해서도 검진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 마을 상수도 물탱크에서 농약병이 발견된 것은 20일 오전 10시 30분쯤. 마을 상수도 위탁관리업체 직원 최모(30)씨는 청소를 위해 탱크를 찾았다가 철조망 울타리 일부가 절단되고 탱크 잠금장치가 부서진 것을 발견했다. 최씨는 탱크 내부에서'근사미'라는 이름의 제초제(300㎖) 빈 플라스틱병 3개와 분말용 살충제(2㎏짜리)'파단'3봉지가 개봉된 채 절반가량이 녹아 있는 것을 확인, 경찰과 홍성군에 신고했다.

1979년 설치된 이 물탱크는 30톤 크기로 지하수를 뽑아내 저장했다가 배양마을 114가구 250명에게 식수 등으로 공급하고 있다. 관리 주체는 홍성군이지만 기업체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충남도는 사건 발생 후 물탱크를 폐쇄하고 주민들에게 한국수자원공사의 협조를 받아 병 수돗물을 식수로 제공하고 있다. 또 마을회관 등에 물탱크를 설치해 소방차를 통해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도는 상수도 배수시설에 대한 청소를 마치고 수질검사결과 이상이 없으면 주민과 협의 후 이 물을 생활용수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식수는 계속 수돗물을 제공한다.

충격에 빠진 마을 주민들은 "사람 목숨을 담보로 누가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고 격분했다. 김종렬(65) 이장은"이 마을은 개발지구도 아니어서 땅값도 비싸지 않고 분쟁이 없는 마을인데 이런 일이 일어나 주민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며"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이 많은데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라도 농약 후유증이 나타나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농약병과 살충제 용지에 대한 정밀감식을 실시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수질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또 투입된 제초제는 농사용으로 잘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 판매처 확인을 통해 구입자 추적에 나섰다. 그러나 물탱크의 위치가 외진 곳인데다 주변에 CCTV도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성=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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