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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퍼 엘리아슨 '불분명한 그림자'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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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퍼 엘리아슨 '불분명한 그림자' 展

입력
2012.04.2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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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과 희뿌연 안개, 푸른 이끼와 거대한 폭포까지. 덴마크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45)은 유리와 거울, 조명과 물 등을 이용해 신비하고 장엄한 자연현상을 전시장에 재현하는 작가다.

35m 높이의 런던 테이트 모던 전시장에 200여 개의 전구로 만든 초대형 인공태양을 들여놓는가 하면, 260톤 무게의 유리 전망대를 덴마크 아로스 미술관에 영구 설치해 덴마크의 도시 경관을 무지개 빛 파노라마로 볼 수 있게 했다. 최근에는 이런 작업을 확장해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아프리카에 빛을 제공하는 대규모 사회 공헌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그의 예술세계는 한국의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씨에게도 영감을 줘 '로카나'라는 작품을 통해 음악적으로 변주되기도 했다.

과학과 미술을 접목한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엘리아슨의 세 번째 한국 개인전 '불분명한 그림자'가 5월 31일까지 서울 청담동 PKM 트리티니 갤러리에서 열린다. 지난 19일 전시 개막에 맞춰 내한한 엘리아슨은 "자연은,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경험을 주지만 동시에 공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소재"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 작품으로 유명하지만 이번 전시에는 조각 회화 설치미술 등 중소 규모의 신작 위주로 21점을 선보였다. 미술학도들에게 익숙한 원형 색채표를 유화로 그린 '새로운 색채 체험 no.48'은 빛과 색에 대한 그의 오랜 질문이 집약돼 있다. 우리가 아는 모든 색채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그는 이것이 과연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색의 전부인가를 묻고 있다.

관객들의 참여로 완성되는 작품도 있다. 표제작 격인 '불분명한 그림자'는 텅빈 방에 파란색 전구 1개와 오렌지색 전구 4개에서 빛이 나오는 작품이다. 방에 들어서면 하얀 벽면에 이 불빛을 받은 다섯 개의 그림자가 겹쳐져 어린다. 엘리아슨은 "빛은 한시적이며 직접적으로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다른 것을 비추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빛에 매료된 이유를 설명했다.

어둠 속에서 다채로운 빛의 스펙트럼을 뿜어내는 다면체 램프는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천장에 매달린 램프에는 LED 전구 하나뿐이지만 삼각형과 오각형의 스테인드 글라스로 만들어진 다면체 램프가 작은 전구에서 나오는 빛을 반사ㆍ굴절시키면서 벽면에 환상적인 빛의 향연을 펼친다. (02)515-9496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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