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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로 6년 만에 충무로 복귀 배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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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로 6년 만에 충무로 복귀 배두나

입력
2012.04.22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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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였다. '괴물'(2006) 이후 첫 한국영화라니. 그래도 그는 6년 동안 쉴 틈이 없었다. 일본영화 '공기인형'(2009)으로 칸국제영화제를 다녀왔고, 일본 드라마 두 편에 출연했다. '공부의 신' 등 국내 드라마도 3편이나 찍었고, 할리우드 대작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촬영까지 마쳤다.

국내 영화 팬들로서는 아쉬움이 진할 수밖에. 5월 3일 개봉하는 배두나의 충무로 복귀작 '코리아'(감독 문현성)는 6년 동안의 공백을 다 메울 만하다. 충무로 밖에서 다져진 연기력은 더욱 단단해졌고, 배우로서의 무게감도 늘었다. 23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괴물'이 나온 지 그리 오래된 것 같지 않은데 정말 시간 빠르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배두나는 1991년 남북탁구 여자 단일팀의 세계대회 우승 이야기를 담은 '코리아'에서 북한 탁구 영웅 이분희 역할을 맡았다. 남한 탁구스타 현정화 역을 연기한 하지원과 연애하듯 밀고 당기며 세밀한 감정들을 빚어가는 배두나의 연기 덕분에 영화는 짙은 호소력을 얻는다.

배두나는 "이분희는 시나리오를 보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역할"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사람이라)관객들이 잘 모르니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연기하기 좋았다"지만, 그래도 "실존 인물이 있다는 사실은 마음에 걸렸다"고. "혹시 나중에 그분이 볼 수도 있으니까요. '백핸드를 왜 저리 못해' 그럴까 봐 최선을 다했어요."

배두나는 중학교 입학 전까지 1년 반 정도 탁구선수를 한 경험이 있었지만 영화 촬영을 위해 탁구를 새로 배워야 했다. 자신과 달리 이분희는 왼손잡이였고, 플레이 스타일도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는 남들보다 한달 정도 적은 3개월 연습했어요. 첫날부터 감은 오더라고요."

이분희는 말수 적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밝고 활달한 현정화와 대비된다. "속은 몰랑몰랑한데 강하게 보이려고 갑옷으로 감정을 위장한 캐릭터"라는 게 배두나의 설명. 그는 "영화 속에서 분희가 간염을 앓는데 저도 촬영하는 동안 몸과 마음이 많이 아팠다. 여성성을 가리는데 연기의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배두나는 '굳세어라 금순아'(2002)에선 배구선수를, '괴물'에서 양궁선수를 각각 연기했다. '운동선수 연기 전문 배우'라는 말도 나올 만한 상황. 그는 "'괴물'하면서 6개월 정도 양궁을 배우고 '공기인형'에서 누드 연기를 하니 무서운 것이 없어지더라"고 말했다. "무심이라는 별명답게 한번 관심을 두면 미친 듯이 파고드는 성격"도 그의 다양한 연기 이력에 영향을 준 듯. 하지만 그는 "노래하는 연기는 앞으로 아예 시도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드라마 '글로리아'를 하며 불가능하단 걸 알았어요. 최근에도 노래 잘하는 역 제의 들어왔는데 '저 캐스팅 하면 재앙'이라며 거절했어요."

세계적인 스타 휴 그랜트, 수전 서랜든 등과 '클라우드 아틀라스'(앤디ㆍ래리 워쇼스키 형제, 톰 티크베어 감독)를 찍을 때 그는 탁구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서랜든은 그를 보자마자 대뜸 "네 탁구영화가 기대된다"고 말했고, 다른 출연자는 아예 촬영장에 탁구대를 설치하자고 했다 한다.

"서랜든은 뉴욕에서 탁구 클럽을 운영하더라고요. 뉴욕 오면 한번 찾으라고 클럽 연락처가 담긴 명함도 줬어요. 전세계 탁구인이 '코리아'를 기다린다고도 말하더군요. (둘이 경기를 해보았냐고 묻자) 아뇨. 제가 이길 것 같은데 어떡하죠?"

다시 운동선수 역할을 하고 싶냐고 질문을 던지자 그는 "또 해요?"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면서도 그는 마냥 싫지 않은 듯 말을 이어갔다. "골프 어떨까요, 채가 너무 기니까 안 되겠구나. 당구영화 어때요? 만화 <나인볼 황제 용소야> 아세요? 그런 영화라면 재미있겠네요.(웃음)"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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