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가 도심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서울 역삼동 옛 영동전화국 주차장 부지에 들어설 비즈니스호텔(조감도)이 그 대상인데, 소유권은 KT가 갖고 호텔신라는 이를 운영하게 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의 부동산운용회사인 KT에스테에이트는 최근 호텔신라와 영동전화국 주차장 부지에 신축될 비즈니스호텔 위탁운영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KT측은 이어 시공사(우선협상대상자)로 이날 코오롱 글로벌을 선정, 호텔신축공사는 탄력이 붙게 됐다. 2014년 완공될 이 호텔은 지하6층, 지상14층 연면적 3만2,295㎡규모로 약 300개의 객실을 갖추게 된다.
이 호텔은 ▦호텔신라의 첫 도심 비즈니스호텔이란 점 ▦KT가 호텔사업에 처음 진출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호텔신라는 이미 이부진 사장 주도로 비즈니스호텔 확대방침을 확정한 상태. 외국인관광객은 급증하는 데 비해 도심 숙박시설은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필요한 것은 5성급 럭셔리 호텔이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이 묵을 수 있는 비즈니스호텔"이라며 "다만 직접 짓고 투자하기 보다는 위탁운영을 하는 식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내년까지 강남 2곳, 강북 1곳 등 총 객실 1,000개를 확보하고 2020년까지 전국 30여개의 비즈니스호텔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스테이'란 비즈니스호텔 브랜드도 정했다.
호텔신라는 최근 아시아자산운용의 호텔펀드가 경기 화성시에 짓고 있는 한 비즈니스호텔에 대해 15년간 임차계약을 체결했다. 영동전화국 주차장 부지의 호텔은 제2호이지만, 도심에서는 '스테이'간판을 다는 첫 비즈니스호텔이 될 전망이다.
KT 역시 필요할 경우 호텔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KT는 전국적으로 지사(옛 전화국), 망 운영국 등 약 4조원 규모의 유휴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부동산을 활용한 수익창출을 위해 2010년 KT에스테이트란 자회사까지 설립했는데, 이번 사업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호텔업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KT관계자는 "부지특성 상 비즈니스호텔을 짓기로 한 것일 뿐 호텔업에 진출하는 건 아니다"면서 "다만 유휴부동산이 많은 만큼 다양한 용도를 검토하고 있으며 설령 호텔을 짓는다 해도 직접 운영경험이 없는 이번처럼 위탁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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