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진영은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6월 이후에 서서히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5·15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새 대표에게 대표직을 넘겨주고 전열을 정비한 뒤 8월에 실시될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의 대선 전략의 핵심은 '대세론의 힘을 유지하되 독(毒)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한 친박계 인사는 20일 "박 위원장이 이미 대세론의 동력을 얻은 만큼 대선 전략의 초점은 본선에 맞추고 있다"면서 "당내 대선 경쟁이 조기에 과도하게 가열되는 것을 경계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선 박 위원장이 대선 캠프를 꾸리는 시기를 상당히 늦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본선 경쟁력을 위해선 예선 흥행도 어느 정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 친박계의 고민이다. 2002년 새천년민주당이 흥미진진한 경선 드라마를 쓰는 사이 난공불락의 대세론에 취해 있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결국 대선에 패한 전례 때문이다.
박 위원장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는 대선까지 남은 8개월 동안 수도권과 2030세대 유권자의 마음을 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박 위원장 진영은 '국민 눈 높이'를 키워드로 한 정치 행보와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 표와 힘을 몰아줬더니 가진 자들만 더 잘살게 되더라'는 실망이 수도권 젊은 세대의 민심 이반을 일으킨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보통 국민'을 가진 자의 횡포로부터 보호하고 민생을 챙기는 맞춤형 정책들을 내놓는 한편으로 젊은이들을 훈계하듯 하는 보수세력 특유의 소통 방식을 뜯어 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지난 4년여간 준비해 온 정책들을 풀어 놓으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야권의 주자들과 차별화할 수 있다는 것이 친박계의 생각이다. 친박계 관계자는 "박 위원장은 여러 정책들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도 자연스럽게 차별화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일부러 이슈를 만들어 인위적으로 차별화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확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박 위원장 진영은 중도개혁 성향의 참신한 인사들을 우선 영입한 뒤 자유선진당 등 보수세력과 차근차근 연대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 친박계 의원은 "4·11 총선에서 여야 간 1대1 구도를 만든 지역구의 경우 아무리 험지라도 대부분 승리한 만큼 '보수대연합'은 필수 과제"라며 "다만 새누리당과 박 위원장이 너무 빨리 몸집을 불리면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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