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공포증'(사르코포비아)의 확산으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재선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등 여론조사기관 7곳의 18일 여론조사 결과, 22일 실시되는 1차 투표에서 사르코지와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각각 25%의 득표율로 결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전망됐다. 5월 6일 치러지는 결선투표에서는 올랑드가 56%를 얻어 44%에 머문 사르코지에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경우 사르코지는 1981년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텡 대통령 이래 재선에 실패한 첫 대통령이 된다.
BBC방송은 사르코지의 지지율 추락이 우파를 강조한 일방적 집권 스타일이 반감을 샀기 때문이라고 19일 분석했다. 12년만의 최악의 실업률과 신용등급 강등 등 경제위기 악화도 그의 인기를 떨어뜨렸다.
BBC는 정치평론가들을 인용해 "사르코지는 역사적으로 프랑스가 추구해온 가치에 반하는 첫 대통령"이라고 혹평했다. 이들은 대혁명 등을 거치며 좌파적 가치를 추종해온 프랑스 국민이 1958년 제5공화국 출범 이후 프랑수아 미테랑의 14년 집권을 제외하고는 우파 정당에 권력을 내주는 이중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국민의 정치적 이중성에 맞춰 기존 우파 정당은 국가를 우파적으로 운영하면서도 좌파적 가치를 지향하는 탄력을 보인 반면 사르코지는 오직 강경 우파임을 강조해 거부감을 사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을 쓴 작가 안드레 베르코프는 "프랑스 국민은 혁명 이후 자본주의적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물질적 부와 경쟁을 강조한 사르코지가 이런 환상을 깼다"고 지적했다.
사르코지는 패색이 짙어지자 결선에서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와 중도파인 프랑수아 바이루 민주당 후보 지지세력 흡수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성향이 판이한 양측을 모두 끌어안기는 무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스는 "부동표 유권자의 상당수가 결선투표를 포기하든지 아니면 올랑드를 대안으로 찍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긴축정책을 골자로 하는 유럽연합 재정협약에 반대하는 올랑드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19일 파리 증시가 전날 대비 2% 하락하는 등 유럽 금융시장은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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