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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돌주먹' 백홍석 한국 바둑 자존심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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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돌주먹' 백홍석 한국 바둑 자존심 지켰다

입력
2012.04.2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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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주먹' 백홍석(26)이 힘겹게 한국 바둑의 체면을 지켰다. 지난 12일 ~ 17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 4회 비씨카드배 본선 16강전과 8강전에서 백홍석이 중국의 신예 강자 니우위티엔과 저우루이양을 잇달아 물리치고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4강에 진출했다. 백홍석은 16강전과 8강전 모두 초반의 불리함을 딛고 불굴의 투혼을 발휘해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한편 박영훈은 8강전에서 당이페이에게 져 탈락했다.

한편 중국 기사들끼리 겨룬 나머지 8강전에서는 파오원야오가 천야오예를 이겼고 후야오위가 씨에허를 꺾고 각각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한국 바둑은 지난해 비씨카드배 삼성화재배 춘란배 농심배 등 주요 세계 대회를 석권했지만 올 들어 라이벌 중국과의 맞대결에서 연전 연패를 거듭했다. 농심배와 LG배 우승컵을 내줬고 초상부동산배와 황룡사쌍등배서도 참패를 면치 못했다. 올 들어 한국과 중국 선수가 주요 세계대회 본선에서 71번 맞대결을 펼쳤으나 농심배 1승3패, LG배 결승 2패, 비씨카드배 10승 23패, 바이링배 6승 5패, 초상부동산배 3승 7패, 춘란배 5승 2패, 황룡사쌍등배 4패 등 25승 46패의 열세를 보였다.

비씨카드배서도 한국 선수들이 거센 황사 돌풍에 휘말려 본선 64강전에서 7승 12패, 32강전 1승 10패, 16강전 1승, 8강전 1승 1패에 그쳐 이세돌을 비롯해 박정환 ㆍ강동윤ㆍ최철한ㆍ김지석ㆍ박영훈ㆍ조한승ㆍ이창호 등 국내 톱 랭커들이 줄줄이 중국 선수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에 따라 당초 35명의 대규모 병력이 본선 64강전에 출전했으나 절반도 못 되는 15명이 32강에 올랐고 16강에는 불과 3명만 살아남았다.

자칫 대회 사상 최초로 한국 선수가 단 한 명도 4강에 오르지 못하는 참사까지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됐으나 다행히 백홍석의 선전으로 '한국 4강 전멸'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면했다. 그러나 이 같은 총체적 부진으로 1 ~ 3회 연속 한국 3명, 중국 1명이었던 비씨카드배 본선 4강 구도가 올해는 정반대로 중국 3명, 한국 1명으로 역전됐다.

한편 백홍석 개인으로서는 이번 대회가 세계 정상급 기사로 우뚝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백홍석은 2001년 입단 이후 2006년에 신예 기전(SK가스배)서 딱 한 번 우승했을 뿐 명인전ㆍ십단전ㆍ바둑왕전ㆍTV바둑아시아선수권 등 국내외 기전에서 무려 아홉 번이나 준우승에 머문 불운의 기사다.

그러나 올 들어 21승 4패(승률 84%)로 입단 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을 뿐더러 세계 대회서는 11전 전승을 기록, 2006년 11회 삼성화재배 4강 진출 이후 5년 만에 다시 메이저 국제 기전 4강에 올라섰다. 특히 이번 비씨카드배 16강전에서 행운의 반 집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8강전에서도 끈질긴 투혼으로 불리한 형세를 뒤집고 1집 반을 이기는 등 운도 따르고 있어 어쩌면 이번에 '만년 준우승'의 한을 풀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은다.

준결승전은 5월 9일~10일에 열린다. 백홍석의 상대인 후야오위는 중국 랭킹 10위로 침착하고 끈질긴 기풍이지만 2007년 LG배서 준우승한 것 외에는 국제무대서 그다지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백홍석과는 첫 대결이다.

또 다른 준결승전에서는 파오원야오와 당이페이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조선족인 파오원야오는 지난해 LG배 우승자이고 당이페이는 이른바 '90후 세대'로 이번 대회서 한국과 중국의 랭킹 1위인 이세돌과 탄샤오를 잇달아 격파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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