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 200m 골드 전략은 아직까지는 미완성이었다.
박태환(23ㆍSK텔레콤)은 20일 울산문수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6초09의 대회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땄다. 전날 400m 1위에 이어 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박태환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드러났다. 그는 "진짜 국내 팬들에게 훈련을 잘 하고 있다는 것을 기록으로 딱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아쉬워했다.
4번 레인에서 역영을 펼친 박태환은 처음부터 치고 나갔다. 50m를 24초96에 끊을 정도로 초반 페이스가 좋았다. 100m도 51초78에 통과하며 준수한 기록을 이어갔다.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결선에서의 100m 기록(51초84)보다 빨랐다. 하지만 후반 100m에서 힘이 떨어진 박태환은 1분46초09로 터치 패드를 찍었다. 세계선수권의 기록은 1분44초92, 자신의 최고기록은 1분44초80이다.
런던 올림픽에서 200m 금메달을 노리는 박태환은 초반 100m 기록을 앞당기는 레이스 전략을 짜고 있다. 이날 100m 기록이 세계선수권보다 앞섰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박태환은 세계선수권 200m에서 100m 기록이 마이클 펠프스나 라이언 록티에 비해 1초 가량 뒤졌다. 초반에 너무 많이 떨어진 탓에 마지막 50m에서 폭발적인 스퍼트를 보였음에도 결국 4위에 그쳤다. 마이클 볼 코치는 "100m까지 펠프스, 록티와 대등하게 가야만 금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스피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태환의 100m 기록은 그 동안의 훈련 성과를 입증한 셈이다.
무엇보다 잠영거리가 늘어나고 돌핀킥이 향상된 점이 돋보였다. 박태환을 발굴하고 키웠던 노민상 중원대 교수는 "(박)태환이가 세계적인 선수들처럼 돌핀킥을 5,6번 찼다. 확실히 이전보다 좋아진 것 같다. 잠영거리도 10m 정도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예전에는 돌핀킥이 3, 4번에 그쳤고, 잠영거리도 7~8m에 불과했다.
턴이 더 빨라진 점도 눈에 띈다. 박태환은 턴 동작이 세계적인 선수들과 비교해 매끄럽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박태환은 "지난 시드니(뉴사우스웨스트 스테이트 오픈) 때는 턴을 계속해서 의식했는데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됐다. 턴 이후 돌핀킥까지 하는 연결 동작이 매끄러워진 것 같다"고 살짝 미소를 보였다. 볼 코치는 "4차 전지훈련에는 스피드 강화 훈련에 더욱 초점을 맞출 것이다. 킥을 빠르게 하는 훈련을 하면 기록을 더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태환은 일주일간 휴식기를 가진 뒤 30일 호주로 4차 전지훈련을 떠난다. 내달 18일 하와이로 들어가는 박태환은 캐나다 밴쿠버 혹은 LA 대회(5월25~27일)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리고 미국 산타클라라 인터내셔널 그랑프리(5월31~6월3일)에 출전한다.
울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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