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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도 우수교가 실제론 4명중 1명이나 "폭력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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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도 우수교가 실제론 4명중 1명이나 "폭력 피해"

입력
2012.04.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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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교육과학기술부가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학교폭력 피해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이 28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된 충남 천안의 C중학교. 설문에 참여한 학생(1,136명) 4명 중 1명꼴로 학교 폭력 피해를 호소했지만 이 학교는 지난해 충남도교육청으로부터 학교생활지도 우수학교로 선정돼 교육감상을 받았다.

교과부가 1월18일~2월20일 전국 1만1,363개 초ㆍ중ㆍ고교 559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 각 학교별 실태가 드러나면서 현실과 큰 괴리를 보이는 교육당국의 인식이 다시 확인됐다.

설문에 응한 91명 중 76.1%가 "일진이 있다"고 답해 서울 지역 중학교 가운데 '일진인식률'이 가장 높은 서울 강북구의 K중학교. 이 학교에선 지난해 신입생이었던 신모(14)군이 동료 학생 1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박모(15)군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해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이 학교는 지난달 16일 관할 경찰서 생활안전과로부터 "해당 학교에는 일진이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설문 응답자 964명 중 절반에 육박하는 384명(45.3%)이 "학교 내 일진이 있다"고 답했고, 148명이 "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서울 구로구의 K중학교. 학교폭력 위험도로 따지면 서울 시내서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취약한 설문 결과가 나왔음에도 이 학교 역시 지난해 지역교육지원청으로부터 생활지도 모범학교 표창을 받았다.

학교폭력 실태조사 자료에는 전국 학교의 설문 참여율, 학교폭력 피해 학생수(비율), '일진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수(비율)가 담겼으며 20일 0시 교과부 홈페이지에 올려졌다. 각 학교 홈페이지에는 27일까지 해당 학교 학생의 피해유형별 응답비율, 피해장소별 응답비율 등이 담긴 보고서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어느 학교의 폭력과 일진 문제가 심각한 지 실명 공개되고, 학부모와 학생들은 학교간 폭력실태 현황을 비교할 수 있게 돼 파장이 예상된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학교폭력 위험이 높은 학교가 낙인이 찍히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지만 교과부는 "논란이 있더라도 조사된 데이터를 숨김없이 공개해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과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학교를 '생활지도 특별지원학교(가칭)'로 선정해 전문상담인력을 우선 배치하고, 전문가의 심층컨설팅, 교원ㆍ학생ㆍ학부모 대상 연수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교과부는 매년 3~4월과 8~9월 두 차례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우편 조사 대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활용한 온라인 설문으로 조사 방식을 바꿀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천안=이준호기자 junhol@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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