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가 얼마나 완벽하게 던져야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류현진(25ㆍ한화)이 또 한 번 눈물을 쏟았다. 류현진은 19일 청주 LG전에서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했지만 승리 투수와는 인연이 없었다. 류현진은 이날 선발로 나가 9이닝을 5안타 1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고 시속 148km의 빠른 직구와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삼진도 9개나 뽑아냈다. 8회까지 무실점 경기를 펼치다 9회 정성훈에게 솔로 홈런을 내준 게 유일한 옥에 티였다.
하지만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는 또 한 번 침묵했다. LG 선발 이승우에 막혀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고 중간 투수 우규민의 공도 공락하지 못했다. 한화는 9회 들어 겨우 1점을 뽑아냈다. 선두 타자 장성호가 류택현의 직구(137km)를 잡아 당겨 동점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린 것이다. 4번 김태균도 좌전 안타로 출루해 역전 결승타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후속 타자 범타로 무위에 그쳤다.
한화 타자들은 유독 류현진이 등판할 때마다 득점 지원이 빈약하다. 지난 7일 부산 롯데전에서는 5회 1점을 뽑는 데 그쳤고 13일 인천 SK전에선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3경기에서 득점 지원은 고작 2점. 류현진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1.17로 낮지만 한화의 9이닝당 득점 지원은 0.78점으로 더 낮다.
류현진은 이날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1회를 3자 범퇴로 가볍게 처리한 뒤 5회까지 65개의 공을 던지며 LG 타선을 요리했다. 6회엔 2사 후 최동수, 정성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지만 이진영을 2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이후에도 류현진은 힘 있는 직구(61개)를 중심으로 체인지업(23개)과 슬라이더(16개), 커브(15개)를 섞어 던지며 호투를 이어갔다. 유일한 실투는 9회 선두 타자 정성훈에게 던진 시속 132km 체인지업이었다.
류현진이 등판한 세 차례 경기에서 모두 승수를 쌓지 못한 한화는 충격에 빠졌다. 양훈, 박찬호, 류현진을 내세워 내심 LG전 3연승을 노린 한화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경기 후 한 동안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못한 한대화 한화 감독은 "타자들의 부진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청주=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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