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명장이 정들었던 농구 코트를 떠난다.
'농구의 어머니'로 불리는 팻 서미트(60∙미국) 테네시대 감독이 19일(한국시간) 지휘봉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서미트 감독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38년 동안 테네시대를 이끌면서 정말 행복했다"며 "이제는 새로운 역할을 하기 위해 물러나야 할 때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미트 감독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여자농구 디비전1에서 통산 1,098승(208패)을 거뒀다. 남녀 농구 통틀어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승률은 무려 8할4푼1리에 달한다. 2위는 남자농구의 마이크 슈셉스키(65∙미국) 듀크대 감독이 보유한 927승(289패).
서미트 감독은 1974년 테네시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팀을 8차례(1987∙89∙91∙96∙97∙98∙2007∙08)나 정상에 올려놨다. 오랫동안 한 팀과 함께한 만큼 애정이 남달랐다. 그는 "계속해서 선수들의 멘토가 돼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가르쳐주고 싶다"고 밝혔다.
서미트 감독은 국제 무대에서도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미국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1984년 LA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대표팀에서의 성적은 63승4패다.
그는 지난해 8월 알츠하이머병(치매)에 걸린 사실을 고백했다. 감독으로서 치명적인 질병이다. 농구는 경기 템포가 빠르다. 빠른 판단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 기억을 깜빡 하는 경우가 생겼다. 짜놓은 작전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그래도 열정만큼은 대단했다. 질병을 앓고서도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테네시대도 서미트 감독의 의견을 존중했다. 비록 우승에 실패했지만 그가 보여준 강한 의지는 많은 박수를 받았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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