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해 실전배치한 신형 미사일 2종의 동영상과 사진을 19일 전격 공개했다. 이 미사일 2종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탄도미사일 '현무2'와 순항미사일 '현무3'으로 추정된다.
국방부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공개한 40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이동식 발사대에서 수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공중에서 수십개의 자탄(子彈ㆍ미사일 내부에 들어있는 소형 폭탄)으로 분리된 뒤 광범위한 지역의 지상 목표물들을 파괴하는 장면과, 순항미사일이 목표물의 위쪽과 옆쪽에 명중되는 장면이 담겨있다.
군 관계자는 "탄도미사일은 축구장 수십개 크기의 면적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지녔으며, 순항미사일은 1,000㎞ 이상 떨어진 창문 크기의 목표물을 명중시킬 수 있는 정확도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어느 장소에서 발사해도 북한의 가장 먼 곳까지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군이 공개한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300㎞인 '현무2A'로 추정되며, 우리 군 유도탄사령부가 위치한 중부지역에서 평양까지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다. 현무2A는 러시아제 SS21 지대지 미사일과 비슷한 형태로, 관성항법장치(INS)를 장착해 정확도가 90m 이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도입돼 실전배치된 탄도미사일인 에이태킴스 미사일은 축구장 4개 크기의 지역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현무2A는 이보다 훨씬 큰 파괴력을 가졌다.
우리 군은 2010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포격사건 등을 겪은 뒤 현무2A를 개량, 한미 미사일협정상 제한 사거리(300㎞)를 넘어서는 사거리 500㎞의 '현무2B'의 개발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공개된 순항미사일은 '현무3'로 추정되며, 사거리는 1,000㎞ 이상이다.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비슷한 형태로, 스텔스 기능을 갖고 있으며 고정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 장점이 있다. 군 관계자는 "건물의 창문을 선택해서 타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순항미사일은 높은 정확도에 비해 탄도미사일보다 파괴력이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다. 속도도 음속1 안팎으로 음속4 이상인 탄도미사일보다 느려 요격에 취약하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사일 개발 연구기관인 대전 유성구의 ADD를 방문, 군 당국이 언론에 공개한 미사일 시험발사 동영상을 시청하고 업무보고를 받았다. 김영삼(1998년), 노무현(2005년) 대통령 등은 ADD를 찾은 바 있으나 이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 대통령이 ADD를 방문하고, 군이 이례적으로 중요 전략무기인 미사일을 공개한 것은 북한의 잇따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위에 대응하고, 미국 측에 현재 300㎞로 제한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려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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