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이 1cm보다 작은 것까지 치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67% 이상이 갑상선에 혹(결절)이 생긴다. 불과 4, 5년 전만 해도 갑상선 결절은 대부분 수술로 치료해야 했다. 때문에 발병률에 비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환자가 적은 병으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에는 갑상선 결절이 암(악성결절)이 아닌 양성이면 열로 태우는 방법(고주파절제술)이 등장해 일찍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가 늘고 있다. 개원가에선 드물게 갑상선 고주파절제술을 일찍 시작해 지난해 12월 시술 2,000건을 기록한 강북서울외과 이기문 원장에게 고주파절제술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었다.
어떻게 치료하나
굵기가 1mm 정도의 바늘을 목 부위에 찔러 넣은 다음 갑상선 결절에 끝부분을 대고 높은 주파수의 전자파(고주파)를 흘려 보내는 것이다. 고주파를 내는 바늘 끝부분이 온도가 100도에 달해 결절을 태워 없앨 수 있다. 지름이 2cm보다 작은 물혹이나 1cm보다 작은 단단한 혹은 한번에 제거할 수 있다. 이보다 큰 혹은 여러 번 나눠 치료하면 된다. 시술시간은 30분 정도 걸린다.
시술 후 후유증은 없나
바늘의 끝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는 내부에 미세한 관이 있어 차가운 물이 흐르기 때문에 뜨겁지 않다. 덕분에 바늘 끝이 닿는 결절에만 열이 가해지고 나머지 부분이 닿는 주변 정상 조직은 손상되지 않는다. 결절만 골라 태우니 전체적인 갑상선 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우려가 거의 없다. 단 의사의 숙련도가 중요하다. 바늘을 넣는 각도가 잘못되면 식도나 기도, 경동맥, 목소리 신경 등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수술보다 어떤 점이 좋은가
국내에서 고주파절제술은 정부가 신의료기술로 인정한 2007년부터 본격 시작됐다. 그 전엔 작은 양성결절이 생겨도 수술로 갑상선의 많은 부위를 떼어내곤 했다. 수술하려면 전신마취가 필요한 데다 수술 후 목에 흉터가 남고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생겨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주파절제술은 국소마취만 하기 때문에 시술 후 30분 정도 쉬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바늘만 쓰니 시술 후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약을 안 먹어도 된다.
결절이면 다 가능한가
고주파절제술은 양성결절에 주로 한다. 대한갑상선학회 고주파절제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두 번 이상 조직검사 결과 모두 양성이 나왔으면서 혹이 드러나 있어 보기에 좋지 않거나, 목이 눌리는 등 불편한 증상이 있거나, 통증이 심할 때 고주파절제술을 하는 게 좋다.
암에는 왜 안 하나
양성결절은 결절만 태워 없애면 되지만, 악성결절은 퍼졌을 가능성을 고려해 결절 주변 조직까지 충분히 포함해서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수술이 적합하다. 또 악성결절은 아무리 잘 태워도 재발할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고려해볼 수 있다.
양성이라도 꼭 치료해야 하나
결절은 양성이라도 그대로 두면 점점 커질 수 있다. 최종 크기나 커지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점점 식도나 기도를 압박해 숨이 차거나 음식을 삼키기 곤란해지거나 통증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서 수술해야 하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드물지만 악성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조기 검진과 치료가 그래서 중요하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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