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에 열리는 런던 올림픽 열기로 서서히 달아오르는 영국에는 내달 전국을 달굴 또 하나의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정원에 대한 애정이 유별난 영국에서 매년 5월에 열리는 세계 최고의 정원ㆍ원예 박람회인 ‘첼시 플라워쇼’다. 올해로 185주년을 맞은 이 축제는 영국 왕실의 공식 행사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각국 유명 인사를 비롯해 5일간 17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호응이 대단하다.
가든 디자이너들에겐 영광의 무대로 통한다. 첼시 플라워쇼 사상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최고상을 수상한 가든 디자이너 황지해씨는 올해도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천혜의 식생이 담긴 한국의 비무장지대를 테마로 한 ‘DMZ 정원’이 올해 선보일 작품이다. “DMZ 정원을 통해 전쟁의 상흔을 극복한 자연의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표현하겠다”는 황씨는 “이를 통해 참전용사와 이산가족들에게 평안과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위해 런던으로 공수한 DMZ의 자생식물은 40여 종 약 1,800 수에 이른다. 2.5톤의 무게다.
이 작품은 예술성을 인정 받아 박람회의 심장부 자리를 배정 받았다. 엘리자베스 여왕 즉위 60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여왕가든’ 바로 옆자리다. 영국왕립원예협회 총괄책임자인 밥 스위트씨는 “원시림에 가까운 DMZ의 식생을 매우 아름답고 짜임새 있게 표현한 작품에 크게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록의 거장 마크 노플러도 ‘DMZ 정원’을 보기 위해 직접 방문하기로 해, 그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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