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가 24년 만에 해외 나들이를 한다.
로이터통신은 18일 "수치가 6월 중 영국과 노르웨이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1988년 귀국해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이래 미얀마를 벗어나는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니얀 윈 대변인은 "정확한 방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치가 60년대 대학을 다녔던 영국 옥스퍼드 지역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치의 외유는 지난주 미얀마를 방문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는 1964년 영국으로 건너가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하고 72년엔 영국인 교수(마이클 아리스)와 결혼도 했다. 수치는 캐머런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2년 전이라면 '초대는 고맙지만 미안하다'고 말했을 것"이라며 영국 방문 가능성을 내비쳤다.
노르웨이는 91년 민주화에 헌신한 공로로 수치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겨준 노벨위원회가 있는 나라다. 노르웨이 외교부는 이날 "수치가 15일 요나스 가르스퇴레 외교장관과 전화로 오슬로 방문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고 확인했다.
수치는 미얀마 체류 기간 중 15년을 가택연금 상태로 지냈다. 남편이 암으로 사망한 99년 군사 정권이 그의 출국을 허락했으나 재입국이 불허될 것을 우려해 미얀마에 남았다.
로이터는 "수치의 해외 방문은 숨가쁘게 달려온 미얀마의 변화에 정점을 찍는 징표"라고 평가했다. 더 이상 재입국 거부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정치개혁에서 괄목할만한 진전을 이뤘다는 의미다. NLD는 1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45개 선거구 가운데 43곳을 석권했으며 수치 자신도 의회에 처음 입성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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