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보조 로봇, 욕창방지용 휠체어, 장애인 휠체어게임, 휴대용 경사로, 구족화가의 편의를 위해 자동으로 움직이는 이젤…' 김종배(50)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 박사의 손에서 탄생한 제품들이다. 김 박사는 각종 장애인 재활·보조기구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18일 서울시 복지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기획 단계부터 개발, 완성까지 직접 사용할 장애인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뒤 제품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장애인 재활·보조기구의 특허만 16개다. '장애인 특허 전문가'인 셈이다.
김 박사는 1급 지체장애인이다. 1985년 카이스트 산업공학과에 다닐때 사고로 목을 다쳐 전신이 마비됐다. 꼼짝없이 집안에만 틀어 박혀 있던 그에게 개인용PC의 보급과 전동휠체어의 등장은 '바깥 생활이 가능하겠다'는 희망을 줬다. 그는 "장애인 재활보조공학기술의 중요성을 절감한 게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고 했다. 이후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41세가 되던 해 재활보조공학기술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결심했다.
"재활보조공학기술을 제대로 배우면 과거 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피츠버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교수로서의 안정적인 삶을 포기하고 한국행을 택한 이유였다.
그는 "제품을 개발할 때 '한국적 생활·문화' 특성을 특히 고려한다"고 했다. 현재 3차 버전까지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식사보조 로봇'이 대표적이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번갈아 사용하는 우리나라의 음식 문화를 고려해 만들다 보니 신경 쓸 부분이 더 많았다"고 했다. '기계의 상용화'도 또 다른 고려 요소. "더 많은 장애인들이 재활·보조기구를 손쉽게 구매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해요. 개발자로서 부품 단순화 등을 통해 가격이 저가로 책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상식은 20일 제32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열린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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