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들이 인건비를 줄여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정규직과 간접고용을 활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성이 감소해 이윤 증가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은 농림어업 및 광업을 제외한 전 산업의 상용근로자 30인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 2007년, 2009년 사업체패널자료를 분석한 논문 '비정규 근로와 간접고용의 사용이 기업의 생산성과 이윤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비정규직 비율이 1%포인트 증가하면 생산성이 0.31~0.42% 감소하고, 간접고용 비율이 1%포인트 증가하면 생산성은 0.75~1.0% 감소했다. 비정규직 비율이 1%포인트 증가해도 이윤은 0.1% 증가하는데 그쳤고, 간접고용이 늘 경우 이윤은 오히려 소폭 감소(-1.7%)해 이윤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기업이 비정규직과 간접고용을 사용하면 인건비 절감으로 생산비용은 하락하지만 그 만큼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윤에는 큰 이득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위의 생산성, 이윤 수치를 보면 기간제, 파트타임 등 직접고용 비정규직보다 파견, 사내하청, 용역 등 간접고용의 경우 감소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직접고용된 비정규직의 경우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고 회사에 대한 애사심도 일부 있지만 간접고용된 노동자는 열심히 일할 유인 및 애사심이 거의 없어 생산성과 이윤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이득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간접고용과 비정규직 비율을 계속해서 늘리는 이유에 대해 홍 위원은 "인건비 절감효과는 즉각적인데 반해 생산성과 이윤에 미치는 효과는 미래에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황인철 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홍보본부장은 "중소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간접고용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대기업은 비용보다는 경기순환에 대처할 수 있는 고용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간접고용을 활용한다"며 "기업마다 전략적으로 핵심 부문은 정규직, 높은 생산성을 요구하지 않는 주변 부문에는 간접고용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률적인 직접고용이 기업 경영에 최선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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