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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졌지만 눈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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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졌지만 눈부셨다

입력
2012.04.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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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되풀이 된 악몽. 마의 투구수 80개. 그런데 왜 한화 벤치는 7회 박찬호를 바꾸지 않았을까.

박찬호(39ㆍ한화)가 18일 청주 LG전에 선발 등판, 6.1이닝 동안 5안타 3실점하며 올 시즌 첫 패배를 안았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8㎞, 삼진은 6개였다. 6회까지는 완벽했다. 1회를 공 8개로 깔끔하게 끝낸 박찬호는 6회까지 82개의 공으로 3안타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특히 6개의 삼진 중 4개가 스탠딩 삼진일 정도로 LG 타자들은 박찬호의 볼배합에 속수무책 이었다.

그리고 1-0으로 앞선 가운데 LG의 중심 타선을 상대해야 할 7회. 80개의 투구수를 넘긴 박찬호는 선두타자 3번 이진영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맞았다. 이어 앞선 두 번의 타석에서 모두 스탠딩 삼진 처리한 4번 정성훈에게 시속 142㎞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 좌월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 한 방으로 한화는 LG에 1-6으로 패했다.

관심은 역시 투수 교체 타이밍이다. 정민철 한화 투수 코치는 7회 박찬호가 이진영에게 2루타를 맞자 곧바로 마운드에 올라갔다. 적지 않은 투구수와 1점차 상황임을 감안하면 투수 교체도 가능한 상황. 박찬호는 지난 경기에서도 투구수가 70~80개를 넘자 구위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그러나 정 코치는 짧은 대화를 나눈 뒤 곧바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6회부터 불펜에서는 오른손 투수 김혁민과 왼손 투수 마일영이 몸을 풀고 있었지만 한화 벤치는 박찬호를 조금 더 믿기로 했다.

이는 한화의 투수 운용법과 큰 연관이 있다. 경기 전 정 코치는 투수 교체 타이밍을 "선발 투수의 자존심"이라고 표현했다. 안승민이 지난 8일 부산 롯데전에서 4회에만 7실점했을 때, 양훈이 11일 청주 두산전에서 3회 만루홈런을 맞았을 때도 한화 벤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정 코치는 "선발 투수에게 최대한 많은 이닝을 맡긴다는 게 감독님과 내 생각"이라며 "이는 선발 투수의 자존심과 직결된 문제다. 단순히 한 경기만 볼 것이 아니라 한 시즌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박찬호 스스로 정성훈과의 승부에 자신이 있었다. 박찬호는 경기 후 "7회 마운드를 올랐을 때 힘든 느낌은 전혀 없었다. 몸 상태가 괜찮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LG 타자들은 지난 시범경기를 통해 많이 파악된 상태였다"며 "이진영과 정성훈이 잘 쳤다"고 말했다. 결국 타자들의 노림수가 박찬호와 포수 신경현의 머리를 이겼다.

부산에서는 SK가 3점 홈런을 포함해 4타점을 올린 조인성의 활약을 앞세워 롯데를 8-2로 꺾었다. 이로써 시즌 7승째(2패)를 거둔 SK는 2위 롯데(5승1무3패)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선두를 굳게 지켰다. 조인성은 3-2로 앞선 7회 2사 1ㆍ2루에서 바뀐 투수 김성호로부터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 아치를 그렸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삼성을 3연패의 수렁으로 밀어 넣었다. 두산 선발 이용찬은 6이닝 동안 2안타 2볼넷 6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해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4-3이던 9회 마운드에 오른 두산 마무리 프록터는 1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2세이브째를 사냥했다. 시즌 5승1무3패로 롯데와 공동 2위.

목동에서는 넥센이 KIA를 6-1로 제압했다. 넥센 선발 나이트는 7이닝 3안타 2볼넷 4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째를 수확,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4번 타자 강정호는 1회 2타점 선제 결승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반면 KIA 선발 박경태는 4이닝 4실점으로 2패째를 떠 안았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함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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