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1심보다 무거운 형량을 선고한 2심 법원을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끝까지 소명을 다하겠다”며 재차 사퇴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태도에 교육ㆍ시민단체들은 “깨끗하게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소명”이라고 응수했다.
곽 교육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신상 이유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흔들리지 않고 제 일신의 자리가 아니라 교육의 자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1ㆍ2심 재판부 모두 제가 사전합의와 관계가 없음을 인정해줬고 이것만으로도 진실이 승리했다고 생각한다”며 “선거가 끝난 시기에 존재하지도 않는 후보를 매수했다는 ‘사후 후보 매수’라는 죄목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퇴거부에 대해 법률대리인인 박재영 변호사는 “억울한 누명을 쓴 학생이 자퇴하지 않고 학교를 다니면서 누명을 벗고자 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곽 교육감은 또 “부정한 뒷돈 거래가 아니어도 대가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이 법이라면 그것은 부당하고 위헌적인 법”이라며 “앞으로 대법원과 헌재가 처벌할 것과 처벌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피고인이자 곽 교육감과 절친한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역시 회견에서 “법원이 사전 합의가 없어도 대가의 의미를 가진 금품수수가 있으면 ‘사후적 매수’로 위법이라고 해석했는데 이는 공직선거법 제232조 ‘후보자 매수’를 ‘사퇴자에 대한 금품지급죄’로 둔갑시켜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항소심까지 받은 저의 소감은 한마디로 수준 낮은 법원이고, 특히 항소심은 20시간이라는 매우 짧은 시간에 양형만 디자인하는데 그친 몰지성적 판결로 끝났다”며 재판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회견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준법정신을 배워야 할 학생들이 지켜보는데, 법학자인 곽 교육감이 법원 판결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깨끗이 물러나는 것이 교육자의 마지막 양심을 지키는 자세”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당초 오전 11시 프레스센터에서 예정돼 있었으나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 20여명이 회견장에서 “돈 주고 교육감 구입한 곽노현 즉각 사퇴하라”고 성토하면서 소란을 빚어, 시교육청으로 자리를 옮겨 낮 12시에 열렸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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