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11시5분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게 실형이 선고되는 순간 그의 얼굴색은 변했다. 검찰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일부 교육단체들은 곽 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예상 못한 결과에 곽 교육감은 선고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측근들과 법정에 남았다. 오전 10시25분 법정에 들어설 때만 해도 "무죄를 확신한다"며 웃던 그였다. 곽 교육감은 오전 11시30분쯤 법정을 나서며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사실관계가 바뀌지 않았는데 양형에서 기계적 균형을 맞춘 판결"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진실을 다투겠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법률심이어서 무죄 아니면 수감으로 결론이 난다.
검찰은 1심 벌금형 선고 당시 대검찰청 차원에서 "상식에 반한 판결"이라며 강도높은 공개 유감 표명을 했던 것과 달리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1심보다 높아진 형량에 만족했기 때문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항소심이 1심과 달리 후보자 매수라는 사건의 중대성과 죄질의 심각성을 인정한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곽 교육감을 법정구속하지 않은 점과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와의 형량 차이에 대해선 아쉬움을 나타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무죄로 판단된 서울교육발전자문위원회 부위원장직 제공 혐의와 대해서는 상고심에서 다툰다는 계획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사필귀정을 일깨운 판결"이라며 "곽 교육감이 깨끗하게 사퇴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무죄 추정의 원칙을 존중한다 하더라도 대못박기식으로 교육정책을 강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상임대표는 "대법원 선고를 기다릴 것 없이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곽 교육감은 1월에 복귀한 이후에도 무리하게 학생인권조례를 추진하고, 인사이동 논란 등 부적절한 행보가 많았다"고 말했다.
반대로 손충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곽 교육감이 대법원의 최종 판결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서울교육이 흔들림 없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은숙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어쨌든 시민들이 교육자치에 근간해 투표로 선출한 교육감이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까지 직무는 수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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