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 총선 과정에서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문대성(부산 사하갑) 새누리당 당선자의 거취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문 당선자의 논문이 대필됐다는 의혹이 17일 새롭게 제기됐다. 이에 따라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김형태(경북 포항 남ㆍ울릉) 당선자에 대해 출당을 포함한 강경대응에 착수한 당이 문 당선자에 대해서도 조속히 거취를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스포츠 평론가인 최동호씨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 당선자가 2005년 이후 발표한 논문 7개 가운데 5개에 김태일 동아대 태권도학과 교수가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려 놓았다"며 "문 당선자가 2003년도에 석사학위를 받았는데 이때 발표된 논문이 2년 뒤 학술지에 다시 게재됐고 김 교수가 대표 저자로 등록돼 있었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어 "2006년 김 교수가 동창들과 가진 모임에서 '내가 문 당선자의 논문을 대필해줬고 그 대가로 동아대 교수로 채용됐다'고 말했다는 증언을 모임에 참석한 분으로부터 제보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 당선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씨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경기(선거)가 끝난 뒤 이런 식의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선거를 통해 1차적으로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대에서 진행 중인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대필 당사자로 지목된 김 교수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동창 모임에서 문 당선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대필해줬다고 얘기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씨를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의혹이 확산되면서 당 지도부의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그 동안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입장에 동조해왔던 이상돈 비대위원은 "19일 비대위 회의에서 (표절 여부를 심사중인) 국민대에 조속한 판단을 촉구할 방침"이라며 "심사 기간이 길어지면 당이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전문가를 위촉해 표절 여부를 판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박(非朴)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은 두 당선자 문제를 거론하며 박 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 의원은 16일 밤 트위터에 북한산 주변 마을에 산다는 '깜이 엄마'라는 제3자의 말을 인용해 "노선이 다르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는 함께 정치할 수 있어도 부패한 전력이 있거나 파렴치한 전력이 있는 사람들을 주위에 세워두면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나, 어쩌나"라고 썼다. 그는 "지도자는 그렇게 하면 우선은 편할지 몰라도 대중으로부터 멀어진다나, 어쩌나"라고도 했다. '지도자'는 박 위원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두 당선자 문제 해결을 촉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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