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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총선 직전 정운찬 前 총리와도 비밀회동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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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총선 직전 정운찬 前 총리와도 비밀회동 추진

입력
2012.04.1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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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 결심을 거의 굳힌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과거나 현재의 대선주자 등 주요 인사들을 물밑에서 잇따라 만나거나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올해 초 조순 전 총리를 만난 데 이어 연말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정운찬 전 총리와 4•11 총선 전 비밀 회동을 추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총리는 17일 한국일보와 가진 통화에서 "최근 안 원장 측이 연말 대선을 포함한 정국 현안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만나자고 제안했다"며 "양쪽 측근들이 실무 조율을 위한 사전협의를 가진 뒤 안 원장과 만나기로 했지만 안 원장 측이 일정을 다소 늦추자고 해서 연기된 상태"라고 말했다. 안 원장이 정 전 총리 외에도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와 접촉했다는 소문도 정치권에 유포됐다. 안 원장과 고건 전 총리가 만났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양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이 대선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안 원장이 총선 직전인 지난 3일 전남대 강연을 갖는 것을 계기로 광주 서구을에서 선전하던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와 극적인 만남을 추진했다는 사실이 이날 이 후보 측의 설명을 통해 확인됐다. 안 원장은 당시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인물을 보고 투표해 달라"는 요지의 강연을 했고 이 자리에서 호남에서 분투하는 이 후보와 만나려 했다.

더욱이 안 원장은 다음날 예정됐던 경북대 강연에선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와도 회동하려 했다. 모두 불발되긴 했지만 광주와 대구를 오가며 상징적 이벤트를 구상했다는 점에서 대선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관측되는 대목이다.

정치권에선 그의 향후 행보를 놓고 몇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총선 패배 후 국면 전환을 원하는 민주통합당에 그가 바로 입당하는 '조기 등판론'이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문재인 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 등 민주당 내 대선주자들과 함께 야권 단일 후보 경선에 합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 당시의 '박원순 모델'과 유사한 방식이다. 결단 시기는 대학 학기가 끝나는 6월 말 이후가 될 것 같다. 6월 안 원장의 에세이 출간이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그가 민주당이 선출하는 대선후보와 '노무현-정몽준식 단일화'에 나설 수도 있고, 끝내 제3지대에 머물다 독자적으로 출마할 개연성도 있다. 민주당 인사는 "과거 고건 전 총리가 입당에 뜸을 들이다 실패한 전례가 생생하다"며 "대선 출마가 현실화되는 순간부터 혹독한 검증이 시작될 텐데 정당의 전문가들만이 이를 방어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결국 야권에서 대선 행보를 펼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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