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주민 출신 여성으로 19대 국회에 입성하는 새누리당 이자스민 비례대표 당선자가 17일 외국인 혐오 수준의 사이버 공격을 당한데 대한 심경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 당선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각의 인종 차별적 공격과 관련, "한국에서 살면서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이 일이 일어나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 일로 인해 다른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이 더 많은 상처를 받게 될까 봐 그게 더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주변에서 격려해주는 분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서 "이번 일로 상처도 받았지만 대한민국의 포용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한번에 증명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이어 "사람들이 다 자기 의견을 갖고 있는 것이므로 어떤 사람한테 억지로 제 의견을 말하기보다 의정 활동을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자는 "딸이 충격을 받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아이들은 (이번 논란과 관련) 말을 잘 안 한다. 웬만하면 신문을 읽지 말라고 했다"고 답했다.
4ㆍ11 총선 이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공간에서는 "매매혼으로 팔려온 X이 뭘 안다고 정치를 해" "불법체류자가 판 치게 됐다" "대한민국의 등골을 빼먹는 다문화 실체가 드러났다" 등 이 당선자를 겨냥한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성 글들이 나돌았다.
필리핀인인 이 당선자는 모국에서 항해사인 한국인 남편을 만나 1995년 결혼한 뒤 98년 귀화했다. 한국에서 18년째 살고 있으며 고교 1학년인 아들과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을 두고 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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