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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강남역 광역버스' 힘겨루기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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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강남역 광역버스' 힘겨루기 팽팽

입력
2012.04.1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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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버스 노선 조정을 둘러싼 서울시와 경기도 간 해묵은 갈등이 신분당선 개통 이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최대한 서울로의 진입을 막으려는 서울시와 한 대라도 더 서울로 보내야 하는 경기도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양측의 힘겨루기는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23일 서울시는 경기도에 강남역 일대 광역버스 노선을 줄여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에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역까지 신분당선이 뚫려 버스 수요가 감소했다는 게 이유다. 시는 승객이 줄어든 5개 광역버스 노선은 서울로 들어오지 말고 정자역까지만 운행하거나 아예 없애달라고 요청했다. 또 경기동남부에서 테헤란로를 경유해 강남역까지 운행하는 5개 노선은 잠실역까지로 노선을 단축하는데 협조해 달라고 했다.

경기도는 이에 발끈했다. 서울시가 노선까지 콕 찍어서 폐지를 운운한 것은 처음인 데다 경기버스 면허권은 도내 시ㆍ군에 있는데 시가 노선 폐지나 축소를 직접 요구하는 것은 월권 행위에 가깝기 때문이다.

도는 6일 뒤 시의 공문에 신분당선 및 연장 개통된 분당선과 경합되는 광역버스 21개 노선 중 11개 노선 31대를 조정해 강남역 방면 통행량을 줄였고, 향후에도 추가 조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회신했다. 회신 공문에 노선 폐지나 단축에 답변은 빠져 있어 사실상 서울시의 요구를 묵살한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신분당선이 개통되며 비슷한 경유지를 운행해 강남역까지 오는 경기 광역버스 승객이 15% 이상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통카드 이용실적으로 따져도 하루 평균 7만7,000명 수준이었던 승객은 신분당선 개통 뒤 약 6만6,000명으로 1만1,000명 정도 줄어들었다.

서울시는 중앙차로를 설치하고 버스정차 구역과 정류소 폭을 늘리는 등 하드웨어를 아무리 구축해도 강남역 일대가 이미 포화상태라 더 이상은 여력이 없다고 강조한다. 시 관계자는 "경기도와 인천에서 들어온 광역버스들이 강남역 도로를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시민 민원은 쏟아지는데도 계속 버스대수만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는 광역버스 수요가 넘치는데 공급이 딸려 서울시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정부의 택지개발사업으로 서울 인구가 밀물처럼 밀려오는 도내에서는 출퇴근 시간대 차내 혼잡으로 인한 노선확충 민원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설상가상 철도가 연결되지 않는 택지개발지구가 많아 버스가 아니면 광역대중교통도 마땅치 않다. 서울시 요구대로 기존 강남역까지 운행하던 노선을 정자역까지로 단축하면 용인 수지나 광주, 수원 영통 등에서는 마을버스와 광역버스, 전철을 2~3번 환승해야 강남역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도 관계자는 "신분당선 연장선(2016년)과 분당선 연장선(2013년)이 개통되면 자연히 광역버스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며 "한시적인 정체라면 광역버스 축소 외에도 혼잡 해소를 위한 다른 방안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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