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 도쿄(東京)도지사가 중국과 영토 갈등을 빚고 있는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 일대 섬을 도쿄도가 매입하겠다는 깜짝 발언을 했다. 방미 전 "물의를 빚고 오겠다"고 했던 이사하라 지사의 발언이 현실화하면서 일본과 중국의 외교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하라 지사는 16일(현지시간) "중국은 센카쿠 열도를 일본이 실효지배하는 것을 무력화하기 위해 과격운동에 나서고 있는데 이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며 "도쿄도가 센카쿠를 지키겠다"며 매입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센카쿠 열대 근해는 어장이 좋고 해저자원도 풍부하다"며 "이대로는 센카쿠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매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강연 도중 "일본인이 일본의 국토를 지키는 것에 불만이 있습니까"라고 되묻는가 하면 "할 것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정치도 신뢰를 얻는다"고 지적했다.
강연 직후 가진 기자회견서 이시하라 지사는 "매입 대상은 센카쿠 열도 중 우오쓰리(魚釣)섬, 기타코(北小)섬, 미나미코(南小)섬 등 3개섬"이라며 "땅을 소유한 개인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중이며 연말까지 취득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도쿄도 예산으로 구입하되 섬이 위치한 오키나와현 및 이시가키시와 공동으로 소유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행정구역은 현행대로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시하라 지사의 돌출행동에 류웨이민(劉爲民)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일본이 댜오위다오와 그 부속도서들에 취하는 그 어떤 일방적 조치도 불법이자 무효"라면서 "댜오위다오는 오래 전부터 중국 고유의 영토이며 중국은 논쟁할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열도에서도 실효지배하고 있는 섬을 굳이 매입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중국을 자극, 분쟁을 심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면 우익 이시하라 지사와 정치 성향이 비슷한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은 "이시하라 지사만 할 수 있는 행동"이라며 치켜세웠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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